[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대한불교조계종이 적광스님을 폭행한 가해자들에게 아무런 징계조치를 내리지 않자, 불교시민단체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이 단체는 용주사 본사주지인 성월스님이 쌍둥이 아빠라는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이를 비호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불교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단체인 ‘청정승가공동체 구현과 종단개혁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 측에 따르면 2013년 8월21일 적광스님은 조계사 옆 우정공원에서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스님 등 종단 고위층 승려의 도박 의혹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개최하려다 호법부 스님과 종무원들에 의해 강제로 총무원청사 지하 2층 조사실로 끌려갔다. 이곳에서 적광스님은 벌거벗겨진 채 목 졸림과 구타 등 심각한 폭행을 당해 다리가 골절되고 이와 턱이 손상되는 등의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당시 호법부는 이에 대해 “해종행위 조사차 연행했으며, 제적원을 제출하고 제 발로 걸어 나갔다”고 해명했다. 연석회의 측은 “지도층 승려들의 도박 사실을 은폐하려는 목적으로 폭행을 가하고 강제로 피 묻은 손으로 제적원에 도장을 찍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해당 사건이 법원에 넘겨져 폭행 가해자인 스님과 종무원에 대한 유죄판결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가해 승려는 종회의원과 본사급 사찰의 주지를 역임했고 종단에서 아무도 징계를 받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가해자는 4년 전 법에 의한 처벌을 모두 받았다”며 “폭행과 관련해서는 종단 호법부장 스님과 총무부장 스님이 유감표시를 한 바 있다”고 밝혔다.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 최근 조계종은 총무부장인 지현스님을 통해 “강제 납치와 감금, 강제 제적원을 받았다는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재차 부인하기도 했다.
지현스님에 따르면 당시 종단 호법부는 암자의 감원이 될 수 없는 예비 승려 신분인 적광스님이 포항 오어사 자장암 감원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관련사항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적광스님이 호법부의 등원요청에 불응하고 종단 지도층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발표하는 등의 행위를 해 호법부가 이를 조사하기 위해 임의동행하는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고, 이후의 조사과정은 모두 본인 동의하에 진행됐다는 것이다.
아울러 연석회의는 용주사 본사주지 성월스님의 범계(계율을 어김) 행위에 대해서도 고발했다.
성월스님이 용주사 본사주지 선거에서 선출된 2015년 6월께 “성월스님에게 은처(숨겨진 부인)와 쌍둥이 자녀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같은 달 31일 용주사의 최대 문중인 전강문도회가 이 범계의혹을 다룰 임시총회를 열려했으나 무산됐다는 것. 신도들이 9월께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해 기자회견, 법회, 농성, 1인 시위 등을 통해 성월스님의 사퇴를 촉구했다.
연석회의는 “성월스님은 지난해 10월15일 친자 확인을 위한 유전자 검사를 하기로 공언하고도 지금까지 응하지 않고 있다”며 “조계종단은 독신 수행을 정체성의 근본 바탕으로 하기에 처자식이 있는 사람은 주지는 물론 조계종단의 일원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다수 불교시민사회단체는 성월스님이 자승 총무원장과 특별한 관계라 종단이 종헌·종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성월스님을 비호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계종 관계자는 “성월스님이 유전자 검사를 받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부인과 자녀라고 지목받은 분들이 동의를 하지 않아 유전자 검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이는 개인이 소명해야 할 문제지, 종단에서 어떻게 해라 마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사실상 종단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석회의의 주장은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며 “몇년 전 사건들에 대해 한꺼번에 (시정) 요구를 하고 있어서 조계종은 그때마다 최대한 신속하게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