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2일 자유한국당이 종합편성 채널 MBN에 대해 사실상 전쟁선포를 했다.
자유한국당은 2일자로 MBN에 대해서 즉시 당사의 부스를 철거하고 무기한으로 자유한국당 출입을 금지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이 같은 조치가 취해진 배경은 MBN이 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관련해 '성희롱 의혹 보도'를 했다는 게 사유다.
한국당 장제원 대변인은 이날 국회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오늘부터 자유한국당은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한다"며 "종합편성 채널인 MBN이 <류여해 “홍준표에게 수년간 성희롱 당해왔다>라는 제하의 악의적인 허위사실을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보도는) 제1야당 대표를 떠나 한 인간에 대한 인격 살인"이라며 "자유한국당은 파렴치하고 악랄한 가짜 뉴스를 보도하는 MBN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MBN에 대해서 즉시 당사의 부스를 철거하고 무기한 당 출입을 금지시키겠다"며 "또한, 자유한국당에 대한 취재를 불허하고 당 소속 국회의원 및 당직자 그리고 우리 당 추천 패널들의 출연도 전면 거부하겠다"고 선포했다.
한국당의 홍 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MBN은 내가 류여해 전 최고위원을 수년간 성희롱했다고 보도했다"며 "류 전 최고위원을 안 것은 지난 4월 대선 때 '적반하장' 방송에 출연할 때부터인데 어떻게 수년간 성희롱을 했다는 보도를 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계속해서 그는 "성희롱을 한 일도 없고, 34년 공직생활 동안 여성스캔들 한번 없는 나를 이런 식으로 음해하는 가짜 언론은 더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면서 "SNS에만 가짜뉴스가 있는 것이 아니라, 종편에도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있다. 더 이상 참고 볼 수가 없어 오늘부터 한국당은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한다"고 일갈했다.
이에 따라 이날 실제로 한국당 당사의 MBN 부스는 즉시 철거됐고 한국당사로의 출입이 금지됐다.
이런 가운데, 장제원 대변인이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마치고 돌아가려 하자 MBN 기자들이 따라붙으면서 "지방선거 앞두고 언론 길들이기 아니냐", "자유한국당이 홍준표 사당이냐, (한국당이) 무슨 공식 논의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사태가 심상치않게 돌아가자 장 대변인과 MBN 기자들 주변으로 여러 신문사 기자들이 몰려 들었다.
장 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한국당의 언론 길들이기 아니냐'는 발언에 대해 "MBN이 길들여져요?"라고 반문하며 "당 대표를 성희롱자로 몰았다. (이것은)_자유한국당에 대한 모독"이라고 응수했다.
이렇게 옥신각신 하는 과정에서 MBN 기자들이 "(홍 대표 관련) 그 기사는 정당팀에서 쓴 기사가 아니고 'MBN 뉴스센터' 명의로 작성된 인터넷용 뉴스"라고 반발했다.
이에 장 대변인은 "우리 국민들은 정당팀인지 인터넷팀인지 알겠냐, MBN 보도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언쟁이 심해지자 장 대변인은 MBN기자를 향해 "(지금) 나랑 말싸움 하자는 거예요?"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여러 신문사 기자들에 둘러싸여 논쟁을 벌이던 장 대변인은 "MBN에 개인적으로 친한 기자도 많지만 안타깝다"며 "(이 사태는) 정당 출입기자에 책임 묻는 게 아니라 MBN에 책임 묻는 것"이라는 말을 남긴 채, 그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