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이종배·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6일 국회에서‘역사과 교육과정 및 집필기준 시안,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중등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내용도 문제지만 그 방식과 시기에 대해서도 깜깜이로 진행하고 있다"며 "언제까지 어떤 내용을 할지 도대체 아무런 자료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권 입맛대로 균형성을 상실한 교과서를 우리 아이들에게 내놓을 수 없다"며 "반드시 문제를 짚고,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을 향후 국회에서 잘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 공동 주최자인 전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대통령 말 한마디로 역사가 뚝딱뚝딱 바뀐다”며 “건국시점도 말 한마디로, 제주 4.3의 진실도 말 한마디로 뒤바뀌고 민주화를 외치면서 역사도 다수결로 결정하려한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역사 교육의 목적은 국민으로서 마땅히 알아야할 진정한 역사를 배워야 한다"며 "자명한 것도 외치고, 주장하고 상기하면서 우리학생들에게 알리지 않으면 자명한 사실도 역사 속으로 파묻히게 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거짓말이 진실을 압도하는 그런 세상을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제발표를 맡은 정경희 영산대 교수는 "역사교과서 시안(1,2,3차 공청회)은 유엔 승인 사실을 교과서에서 아예 빼버리는 방식을 택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대놓고 부정했고, 이는 교육부가 앞장서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도록 획책하는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이번 시안은 남한에 대해서는 '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써서 '인민민주주의'를 포용하도록 하고, 자칭 인민민주주의 국가인 북한은 '사회주의' 체제로 서술하도록 했는데, 이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꾸어서라도 사회주의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장치’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나라가 앞장서서 그 나라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나아가 정체성마저 바꾸려한다면 어디 이게 제대로 된 나라인가" 라며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번영은 대한민국이 수립 단계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선택했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반드시 기록하고 가르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강규형 명지대 교수는 "한국의 국사 교육은 역사 인식의 주체를 국민 혹은 국가가 아니라 민족으로 설정하고 있다"며 "민중적 관점을 강조한 결과, 한편으론 편협하고 폐쇄적인 복고적(復古的) 민족주의, 다른 한편으론 마오쩌둥(毛澤東)주의에 영향을 받은 좌파적 민족주의로 귀결됐다"고 발표했다.
계속해서 그는 "역사교육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 사이에서 역사에 대한 인식의 공유를 통해 사회 통합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회갈등은 계속될 개연성이 높다"며 "한국사 교육은 민족, 민중, 통일지상주의라는 협소하고 폐쇄적인 사관(史觀)에서 탈피 세계 속의 한국이라는 국제적 관점을 강화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두 번째 토론을 맡은 황영남 전 영훈고 교장은 "현 정부는 마르크스와 베버의 갈등이론을 이론적 근거로‘역사교과서 교육과정 및 집필 기준 시안’을 준비했다"며 "우리 사회에서 가장 힘이 있는 집단이 자신들이고, 자신들의 지식이 가장 가치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이런 시안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라는 시각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학교교육이 기회 확대와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불평등은 여전히 존재함고 있음을 근거로 자유주의를 등한시 하고,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경제적 번영과 풍요에도 불구하고 빈부 격차의 심화를 근거로 시장경제의 기본체제를 흔들고 있는 것"이라며 "어느 한 시기에 그 사회에서 가장 큰 힘이 있다고 해서 이런 교육의 사회적 공익적 목적을 무시하고 의식화와 이념화를 강요하는 교육과정 및 집필 기준이 정당화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변했다.
마지막 토론을 맡은 조형곤 21세기 미래교육연합 대표는 "이번 집필기준 시안은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시즌2"라며 "그런데 형식은 검인정 체제를 취하고 있지만 집필기준을 통해 국가가 교과서의 내용을 장악하려는 새로운 국정화 논란이 발생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