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박용근 기자] 술에 취한 여성을 성폭행 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소속 박동원(28)과 조상우(24)선수가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11~12시간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밤늦게 귀가했다.
29일 인천남동경찰서는 28일 오전 10시 박동원과 조상우 선수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준강간) 혐의로 소환해 각각 11시간, 12시간에 걸쳐 조사를 진행했다.
박동원 선수는 이날 밤 8시50분경 먼저 조사를 마치고 나와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이보다 1시간여 늦게 조사를 마치고 나온 조상우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등의 질문에 "성실히 조사를 받았다"며 "혐의는 부인한다"고 말한 뒤 귀가했다.
그는 오전 경찰에 도착했을 당시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며 "조사를 잘 받아서 사실을 밝히겠다"고 말한 바 있다.
둘은 비슷한 시간대에 경찰 조사가 끝났지만 조상우는 피의자 신문 조서를 1시간 넘게 꼼꼼히 확인해 귀가 시간이 다소 늦어졌다.
이들은 지난 23일 새벽 시간대 넥센 선수단 원정 숙소인 인천의 한 호텔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상우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해당 여성과 합의하고 성관계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성폭행은 없었다"며 앞서 구단 측에 해명한 내용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동원도 "함께 술을 마시다가 먼저 자리를 뜨고 방으로 갔다"며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23일 오전 5시 21분경 피해 여성의 친구로부터 112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피해 여성의 친구는 경찰에 "친구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두 선수로부터 차례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박동원과 조상우는 지난주 SK 와이번스와의 원정 경기를 위해 인천을 찾았다가 23일 야간 경기가 끝난 뒤 피해 여성, 그의 친구와 함께 술을 마셨다. 이후 구단 원정 숙소인 호텔로 자리를 옮겨 술자리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의 친구는 두 선수와 평소 아는 사이였으며 피해 여성은 당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해바라기 센터를 통해 피해자 진술서를 확보했으며 피해자가 범행 장소로 지목한 호텔 내부 CCTV를 확보해 두 선수와 여성이 호텔 로비를 거쳐 방으로 함께 들어가는 장면을 포착했으며 수시로 호텔 방을 왕래하는 장면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