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0일 오후 백선엽(100) 예비역 대장을 예방했다. 황 대표의 ‘김원봉’ 언급에 백 예비역 대장은 “안보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답했다.
황 대표는 “6.25 남침 때 장군님(백 예비역 대장)께서 제일 마지막 전선을 지켜주셔서 우리가 다시 밀고 올라올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김원봉, 북한군 창설에 기여했고, 우리 6.25 남침 주범 중 한 사람인 김원봉이 ‘우리 국군의 뿌리가 됐다’ 이런 말이 안 되는 얘기들이 있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제64회 현충일 추념사에서 김원봉이 국군 창설 ‘뿌리’가 됐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8일 조선일보는 국회도서관이 소장 중인 300여 페이지의 주한(駐韓) 유엔 유격군 작성 첩보 보고서를 인용해 김원봉이 월북 당시 스스로를 좌파(leftist)로 인식했고 인척인 김두봉(북한 초대 국가수반)과의 관계 때문에 월북했다고 보도했다.
또 국사편찬위원회, 국방부 등을 인용해 김원봉이 1948년 조선최고인민회의 제1차 회의에서 초대 국가검열상에 올라 김일성, 박헌영 등에 이어 7번째 내각 멤버로 적시됐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원봉은 ‘공화국 남반부 해방지역 군면리 인민위원회 선거 중앙선거지도부’ 멤버 9명 중 첫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6.25 전쟁 초반 북한이 점령한 대한민국 영토에서 남한 정부 권력기관 철폐, 북한 통치체제 이식 등 ‘안정화 작업’을 실시했다. 김원봉은 1952년 3월 북한 정권으로부터 “정의의 조국해방전쟁(6.25)에서 공훈을 세운 당 단체 지도일꾼”으로 평가받아 공화국 훈장을 수여받았다.
신문은 주한 유엔 유격군 보고서에 적시된 사실들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신문에 “스스로 월북해 6.25 공훈으로 김일성 훈장까지 받은 인물을 우리 대통령이 6.25 순국영령을 기리는 현충일에 국군 뿌리로 거론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김원봉 친인척 등은 김원봉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부인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 말에 백선엽 예비역 대장은 “우리가 이 나라를 지키고, 나라를 방위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데 우리가 군인이나 민간이 모두 열성을 다하신 결과가 그렇고 또 앞으로도 그렇게 계속 되길 기원한다”며 “안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답했다. 다만 문 대통령의 김원봉 발언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는 피했다.
백 예비역 대장은 1920년 평안남도 강서군 덕흥리에서 출생했다. 6.25 초기 북한군의 새벽 기습침공 앞에 성공적으로 지연전을 펼쳐 우리 군(軍)이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하고 유엔연합군이 당도할 때까지 천금보다 귀한 시간을 버는 데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다부동전투에서는 장성 계급임에도 불구하고 권총을 쥐고 병사들과 함께 선봉에서 적진에 돌격하는 격전 끝에 북한군을 물리쳐 인천상륙작전 성공의 기반을 마련했다. 중공군이 북한을 도와 참전하자 춘계공세를 저지하는 한편 후방인 지리산에서 빨치산(친북 게릴라) 토벌을 실시하기도 했다. 전후(戰後)에는 육군참모총장을 맡는 등 현대 국군 전력의 토대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