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김미현 기자]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장거리 지대공미사일 'L-SAM'이 표적 미사일 요격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L-SAM'은 '한국형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불리며, 이번 시험엔 L-SAM의 대탄도탄유도탄(ABM)과 대항공기유도탄(AAM) 등 2종류 미사일이 모두 이용됐다.
22일 군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는 L-SAM으로 표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시험 발사를 비공개로 진행한 결과 성공했다.
시험 발사 자리에는 군 수뇌부도 참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요격무기 시험 발사는 통상 2단계로 진행된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표적 없이 비행성능만 점검하며, 두 번째 단계에서는 직접 표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올해 2월 L-SAM의 시험발사 성공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발사된 L-SAM은 계획했던 탄착점에 정확히 떨어졌다고 한다. 그로부터 불과 9개월 만에 2단계에 해당하는 표적 미사일 요격 시험까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당국은 올 4월엔 수백㎞ 거리 밖에서 날아오는 탄도탄 수십개와 항공기 수백대를 추적할 수 있는 다기능레이더(MFR) 시제기도 공개했다.
L-SAM은 멀리서 날아오는 적의 탄도미사일을 레이더로 조기에 탐지해 정확히 요격하도록 개발된 미사일이다. 일반적으로 40㎞~70㎞ 고도에서 날아오는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도록 설계됐다.
L-SAM은 사드(THAAD) 배치 논의가 한창이던 2013년부터 개발됐다. 사드의 요격 고도가 40㎞~150㎞에 육박해 수도권 방어에 적합하지 않고, 사드의 운용·유지 비용이 매우 높다는 지적에 따라 '한국형 사드'로 불리는 L-SAM 개발에 착수하게 된 것이다.
이번 요격 시험 성공으로 L-SAM이 조기에 실전 배치된다면 우리 군은 보다 강화된 방어망을 구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층부(15~40㎞)를 담당하는 패트리엇(PAC-3) 미사일·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천궁-Ⅱ와 상층부(40~150㎞)를 담당하는 사드와 함께 운용할 경우 다층적 미사일 방어체계가 구축된다.
군은 추가 시험 발사를 진행해 2024년까지 체계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L-SAM의 양산과 실전 배치 시점은 2028년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계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배치 시점이 이보다 빨라질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또한 군 당국은 고도 10㎞ 이하에서 날아오는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이나 장사정포탄을 차단하기 위한 '한국형 아이언돔'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 개발도 진행 중이다.
군 관계자는 "L-SAM 체계 개발은 당초 계획대로 정상 추진 중에 있다. 개발 중인 무기체계의 비행시험에 대해서는 구체적 답변이 제한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