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충북축구협회 등 축구계를 중심으로 프로축구단 창단이 재추진되고 있다. 협회는 최근 프로축구단 창단을 위한 밑그림을 내놓았다. 창단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충북도와 청주시, 도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데다 축구계가 일방적으로 창단을 추진하는 것처럼 비춰지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도 협회는 다음 달 13일 충북체육회관에서 프로축구단 창단 협의회 3차 회의를 열기로 했다. 2차 회의 때 온도 차가 컸던 창단 비용 모금 방법과 경기 시설 확보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여전히 '선(先) 창단 추진 후(後) 공감대 형성'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축구계의 이 같은 방식에 창단 준비만 하다 포기를 선언한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무엇보다 지자체 지원과 도민 협조 없이는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프로축구단 창단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지자체는 충북도와 청주시다.
현재 청주시는 창단에 아예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시청사 건립 등 통합에 따른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데 정신이 없다.
충북도는 한 발 물러선 입장을 취하고 있다. 프로축구단 창단에서 실업팀 창단으로 공약을 변경했지만 이마저도 흐지부지한 상태다.
이들 지자체는 향후 축구계에서 창단 협조 요청이 오면 검토해보겠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검토 후 창단을 지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로도 들린다.
이럴 경우 축구계는 창단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경기 시설 확보에 난항이 예상된다. 도내에는 축구 경기를 열 수 있는 공식 규격의 경기장이 없는 실정이다.
창단 비용 마련도 문제다. 이를 대비해 협회 등은 도민 공모주 모집이나 기업체 후원 등으로 비용을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공모주 모집은 도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실패로 끝날 수 있다. 기업체 후원은 프로축구단이 출범 때부터 흑자를 낼 가능성이 낮아 선뜻 투자에 나설 기업이 없다는 분석이다.
결국 축구계가 프로축구단 창단에 급급한 나머지 가장 중요한 지자체와 도민과의 공감대 형성을 등한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공감대를 형성한 뒤 창단 준비에 나서는 것이 순리이자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 체육계의 한 인사는 "프로축구단 창단이 축구계에서 독자적으로 추진되는 것이 아쉽다"며 "지자체 협조와 범도민적 공감대를 형성한 뒤 창단 준비에 나서도 늦지 않다"고 꼬집었다.
한편 충북축구협회는 지난 14일 2차 회의를 열고 프로축구단 창단 비용 50억원, 매년 운영자금 43억원 등을 근거로 60~100억원을 모금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광고료와 입장료 등 운영 수익과 충북도·기업 후원으로 운영비를 마련한다는 방침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