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수술 전문병원 안세병원 척추센터 정병우 소장으로부터 디스크의 원인과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척추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3만 여건의 척추 수술 경험을 가진 정 소장은 “디스크 수술은 더 이상 위험한 대수술이 아니다”고 말했다.
디스크는 뼈와 뼈 사이 ‘쿠션’의 이상
통칭 허리디스크라고 불리는 병의 정식 명칭은 추간판(디스크) 탈출증이다. 인체에서 척추는 33개의 뼈로 연결돼 있는데, 뼈와 뼈 사이에는 디스크, 또는 추간판이라고 부르는 원반 모양의 판들이 들어 있다. 디스크 한 가운데는 젤리처럼 생긴 수핵이 들어있고 이 수핵을 보호하기 위해 섬유테들이 주위를 둥글게 감싸고 있다. 이 같은 말랑말랑한 추간판은 허리를 움직일 때 딱딱한 뼈들이 서로 부딪치지 않도록 쿠션 역할을 해준다.
추간판 탈출증은 말 그대로 뼈 사이로 추간판이 밀려나거나 수핵이 터져버리는 것이다. 디스크가 견딜 수 없을 만큼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거나 디스크를 심하게 찌그러뜨리는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면 디스크가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척추 뼈 밖으로 밀려나거나 터져버린다. 이렇게 해서 밀려나온 디스크는 주위 신경근을 자극해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
디스크의 치료는 문제가 되는 디스크의 압박과 염증 등의 원인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증상에 따라 다양한 요법이 적용된다. 디스크라면 곧 큰 수술을 연상하는 경우도 많은데 초기에는 대체로 비수술적 요법으로 효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요법도 널리 권장된다. 정 소장은 “걷기, 수영, 자전거, 등산 등의 유산소 운동을 하면 허리 근력이 좋아져 증상이 사라지고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며, 운동요법의 효과를 긍정했다. 하지만, “마라톤, 역기, 테니스 등은 오히려 허리에 무리를 가하니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세대 디스크 수술 ‘수핵성형술’
이 같은 비수술적 치료법을 시행하기에는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환자나 증상이 심각한 경우는 수술이 필요하다. 디스크에 대한 가장 만연한 악소문이 바로 수술하면 더 증상이 심해진다는 것이다. 정 소장은 “기술이 부족했던 과거는 정확한 진단도 어려웠고 수술도 전신 마취에 절개가 광범위한데다 나사못 보정 등의 무리한 수술법으로 유연성 감소, 유착증 등의 후유증이 동반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지금은 진단 기술도 개발되고 수술기법도 첨단화돼 증상에 따라 척추마취에 작은 절개만으로도 완벽한 수술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늘날 디스크 수술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진보를 거쳤다. 심지어 바늘을 이용한 ‘5분 수술’로 허리통증을 마술같이 없애는 시대가 됐다. 수핵성형술이라 불리는 이 수술법은100khz의 주파수를 발생하는 0.8mm의 가는 주사바늘(Athrocare)을 통증을 일으키는 척추디스크내에 삽입, 가는 바늘에서 나오는 고주파가 빠르게 디스크 수핵의 분자를 분해하고 녹이는 것이다. 제거된 공간은 최적의 온도로 효과적으로 수축 응고 시킨다. 이렇게 탈출 된 수핵을 제거하고 돌출된 디스크를 안으로 당겨 신경근에 대한 압력을 줄이는 것이다. ‘제4의 물질 상태’인 플라즈마장(고밀도 이온장)을 디스크 내에 형성해 문제가 되는 디스크 수핵을 제거하기 때문에 ‘제 4 세대 디스크 수핵성형술’로 불린다.
정 소장은 이 수술법에 대해 “기존 레이저나 내시경 수술 등 보다 한 차원 더 앞선 기술이고 기존방법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심한 디스크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디스크 수핵성혈술”이라고 강조했다.
수술 직후 효과 나타나
수핵성형술은 얇은 바늘로 5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시술 시간에 끝내기 때문에 흉터도 통증도 거의 없다. 45~55℃의 정도에서 이루어지는 안전한 시술로 합병증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2001년 미국에서 개발된 이 최첨단 수술법을 국내 임상에 가장 먼저 적용한 정 소장은 지금까지 1천500여명의 환자를 시술했지만 부작용이 발견된 사례는 전혀 없다고 한다.
국소마취를 하기 때문에 마취에 대한 위험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환자와 대화하며 치료하므로 환자는 심리적 안정을 가질 수 있고, 시술 부위를 직접 확인하며 수술하니 정확성 또한 높다”는 것이 정 소장의 설명이다.
효과는 수술 직후부터 나타나고 조직 제거나 절개가 없어 회복기도 빠르다. 입원 또한 필요 없다보니 바쁜 직장인이나 학생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통상 1~2주 정도, 증세가 심한 환자의 경우 길면 1개월 정도 척추 사용을 자제하는 등의 안정기가 필요하다. 이때 무거운 짐을 드는 등의 관리 소홀만 아니면 시술 자체로 인한 후유증은 없다. 만약 잘못된 관리로 재발하더라도 절개법과는 달리 재수술 또한 간단하다.
디스크가 터져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환자 중 증세가 심한 경우, 퇴행성 변화가 적은 환자, 전신마취가 힘든 환자 등이 수핵성형술 적용 대상이다. 노화로 인한 경우나 방치기간이 지나치게 길면 수핵성형술로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 ‘5분 수술 시대’ 조기발견이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안전하게 디스크질환을 뿌리 뽑을 수 있는 치료의 열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