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서정만 기자]종합건설업체를 대상으로 해당년도 시공실적, 산재율, 고객신뢰도 등 여러 항목의 평가지표를 통해 시상을 하는 ‘건설문화대상’이 2014년 10회째를 맞이했다.
지난해 종합대상을 수상한 ‘신안건설산업’(대표 우경선)은 1975년 창립한 회사로 ‘실크밸리’라는 브랜드로 유명한 주택사업뿐만 아니라 건축, 토목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견기업이다.
이 회사의 주택사업 실적을 보면 김포 감정동 신안실크밸리, 광주시 수완지구, 인천 원당지구, 파주시 아동동, 목포시 산정동 지구 등 실적이 있다. 또 건축분야로 신안비치호텔, 파주 교하지구 근린상가, 수원 연세모아병원, 부천 중동신안빌딩 등이 있고, 대전도시철도 토목 및 지하철공사, 강변북로 연결도로공사 등 공공분야 실적도 풍부한 편이다.
신안건설산업 목포 아파트 건설현장 붕괴사고 후 건설문화대상 선정
그런데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목포시 소재 신안비치 3차 아파트에 인접한 ‘신안실크밸리’ 아파트 건설을 위한 지하 터파기 공사 중 단지 내 도로가 갑자기 주저앉았다. 또 벽이 전도되고 인접대지 및 주차장, 화단 등 지반 침하된 이 사고는 길이 80미터, 폭 7미터 규모로 발생했다. 총 657세대 규모로 건설 중이던 이 아파트의 붕괴사고로 주민 1명이 다치고 차량이 파손됐으며 인근 주민들이 놀라 대피하는 일대 소동이 벌어졌다.
목포시청 건축과 담당자에 확인 결과 주민당사자 간에 손해배상에 합의를 하고 단지 내 포장과 방수 등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으로서 올 하반기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벌써 열 번째를 맞이하는 ‘건설문화대상’은 건설업계에 종사하는 전문가도 그 포상주체가 어디인지 잘 모르는 상황으로서 전문건설업에 20년 이상 종사했다는 천안의 A씨도 ‘아마도 국토부에서 주는 상일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후원단체인 국토교통부, 심사위원 참여시키고도 관련 없다고 발뺌하고 있어
국토교통부 관계자에게 확인결과 B일보에서 주관하는 상으로서 국토부는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는 답변이었는데, A씨처럼 건설업계 종사자 조차 ‘정부에서 주는 상일 것’이라 추측하는 이 상에 대해 관련이 전혀 없다고 하는 것이 미심쩍어 재차 질문한 결과 수상업체 심사를 위해 심사위원 한 명을 참여시켰는데 이것은 다분히 B일보의 요청으로 마지못해 참여한 것일 뿐 이라는 궁색한 답변이 돌아왔다.
상을 주는 주관기관에서는 단순히 격려차원일 뿐 붕괴사고는 전혀 몰랐다?
B일보 홈페이지에는 건설문화대상 포상제도에 대해 장황하게 안내되어 있을 뿐 아니라 국토교통부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후원단체로 버젓이 명시돼 있다. B일보의 간부는 건설대상 시상 시점으로부터 무려 8개월 전에 발생한 목포의 붕괴사고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단순히 중소 건설업체 격려 차원에서 주는 상일 뿐”이라고 발을 빼면서 붕괴사고가 건설대상 수상기업 선정에 결격사유는 아니며, 사고뭉치에게도 우수모범상을 줌으로써 스스로 교화의 길로 들게 한다는 해괴한 논리를 들고 나왔다.
또 이 상은 주관기관에서 업체를 스스로 발굴해서 시상하는 것이 아니라 신청공고를 통해 수상을 희망하는 기업이 응모를 하고, 응모한 기업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수상업체를 결정하는 방식이어서 ‘낯뜨거운 자기추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심사기관과 응모업체 사이에 로비와 청탁이 오고 갈 개연성을 내포하고 있다.
고위층 인사와 업체 경영진 사전접촉 징후포착…당사자는 강력부인
실제로 이 업체의 경영진이 고위층 정치인을 직접 만나 이 건설대상 수상을 위해 청탁을 시도했다는 구체적인 제보에 따라 본 기자가 확인을 요청한 결과 이 업체는 일체의 반응이 없고, 청탁을 받았다는 고위층 인사 측에서도 허위제보라고 일축하면서 청탁의 장소로 지목된 L호텔에 출입한 사실만이라도 확인해 달라는 기자의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정부기관이 아닌 민간기관이 주관하는 제도라고 할지라도 ‘건설대상’이라는 타이틀을 실어 연 1회 시상하는 상이라면 일반인들에게 비춰지는 그 브랜드 가치의 상승과 기업의 이미지 제고 효과는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고위층 관련인사로부터 “너무 많은 단체에서 시상을 요청해 와서 도장만 쾅쾅 찍어 줬고 실제로 누구한테 상을 주었는지 일일이 기억조차 할 수 없다”는 말에 이제는 그들이 걸치고 있는 ‘이름값’을 빌미로 한 ‘달콤한 당근’의 남발은 이제 청산하고 大賞의 가치가 제대로 대접받는 때가 조속히 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