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시크릿'의 리더 전효성이 재킷을 벗는 순간 7일 오후 서울 홍대 앞 예스24 무브홀의 수은주는 가파르게 치솟았다.
이날 첫 번째 솔로 미니 앨범 '판타지아'를 공개한 전효성은 "네게 더 반해. 애타는 맘이 원해. 뜨겁게. 자꾸 날 미치게 해"라고 뜨겁게 노래했다.
지난해 첫 솔로곡 '굿나잇-키스' 이후 1년 만에 돌아온 전효성은 "춤을 출 때도 말하듯이 춤을 추고 싶었다"고 눈을 반짝였다.
"말하듯이 노래를 하는 것이 노래를 잘 하는 것이라고 하잖아요. 그말이 맞는 것 같아요. 춤을 출 때도 그렇게 하면 그 만큼 무대를 잘 보여주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작곡팀 이단옆차기와 싱어송라이터 제이콥스가 작업한 타이틀곡 '반해'를 그래서 말하듯이 춤췄다. 남자에게 반해서 정신이 나간 나머지 비틀거리고 옆 사람에게 기대는 동작이 대표적이다. "어느 동작을 한다는 느낌 보다는 표정, 제스처만 봐도 가사가 느껴질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기존 시크릿의 히트 안무를 고안한 안무팀 플레이의 박상현 단장, 손담비 '미쳤어'를 작업한 프리 마인드의 곽귀훈 단장이 힘을 보태 퍼포먼스는 강렬하고 섹시하다.
"섹시 코드를 좋아해요. 매력적이죠. 그래서 놓치지 않고 싶지만 섹시코드만 주가 되는 무대는 아니에요. 이번 무대를 가사로 잘 표현하려다 보니 슈트에 갇혀 있는 모습이었다가 남자의 매력에 빠진 나머지 정신을 잃어가고 그래서 재킷을 벗게 되는 거죠. 건강하고 파워풀한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섹시한 디바'가 목표예요. 엄정화 선배님, 이효리 선배님이 롤모델이죠. 역동적인 무대가 장점인 저는 화려함을 지닌 섹시미를 보여주고 싶어요."
이번 솔로 활동에서 자신의 장기인 섹시함과 함께 강조한 부분은 보컬. 시크릿에서는 메인 보컬 송지은에게 힘을 실어주는 서브 보컬을 맡고 있는데, '반해'서는 리드미컬한 기교가 느껴진다.
"그룹에서는 멤버들이 함께 있으니 든든한데, 솔로로 서면 역량이 너무 여실히 드러나죠. 연습을 충분히 해야 하고, 장악력도 있어야 하고, 표현력도 넘쳐야 하죠. 빈틈이 보이거나 허전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라이브 연습도 찜찔방에 다녀온 것처럼 열심히 연습했고. 특히 보컬적인 부분에서 욕심을 내서 애드리브와 랩에도 도전했죠."
무엇보다 "눈과 함께 귀도 즐거운 앨범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게 어울리는 음악이 무엇일까 고민을 하다 보니 보컬적인 부분도 안정이 필요하겠더라고요. 시크릿에서는 지은이가 중심을 잡아주면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데, 이 번에는 곡 전체의 보컬을 맛깔나게 조절을 해줘야 하니 힘들었어요. 서브 보컬을 하다 보니 곡 전체를 버스(verse·후렴구에 앞서 부르는 노래의 절)처럼 부르기도 했죠."
그래서 자신의 보컬을 반주만 빼고 들어보기도 하는 등 노력을 했다. "제 목소리가 가지고 있는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죠. 제 목소리가 안정적인 중2저음이나 찌르는 보컬이 아니에요. 속삭이거나 땐땐(딴딴)하게 올라가는 것이 어울리죠. 그래서 최대한 곳곳에서 맛깔나게 부르려고 노력을 했어요. 지은이가 귀찮을 정도로 많이 물어보기도 했죠."
힙합 리듬에 색소폰의 음색이 더해진 섹시한 곡 '날 보러와요'와 미디엄 템포의 발라드 '꿈이었니' 작사에 힘을 보태기도 한 전효성은 "솔로 앨범은 제가 좋아하는 부분들을 살려 작업할 수 있어 너무 좋아요. 가사 작업은 제가 좋아하는 은밀한 몽롱함을 풀어내는 재미가 있었죠"라고 즐거워했다.
"신동엽 선배님이 나오시는 '마녀사냥', 잡지에서 글로 표현되는 섹시한 상황들을 원래 좋아하는데 거기서 영감을 얻었어요. 섹시해지고 지고 싶어서 글로라도 배워보자라는 마음이었는데 그쪽으로 소질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웃음)."
총 5곡이 실린 앨범을 송지은, 한선화, 정하나 등 다른 멤버 없이 만드는 것은 도전이었다는 전효성은 "애드리브를 하고, 안무를 연습해가면서 좀 성장한 것 같다"고 웃었다. "솔로 활동은 좋은 공부예요."
그룹 '빅뱅', 가수 보아, 전효성과 데뷔 동기인 '비스트' 장현승 등이 나오니 음원 차트 톱 10에만 들었으면 좋겠다면서 "앨범 활동이 끝날 때 팬들에게 고기를 사줄 정도로 잘 되면 좋겠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