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한국 여자축구를 알리기 위한 가장 좋은 시기인 것 같아요. 책임감이 많이 듭니다."
다음달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있는 여자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전가을(27)의 머릿속은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가득했다.
12년 만에 월드컵에 나서는 여자 축구대표팀의 주축은 1988년생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량과 경험을 갖춘 전성기의 나이인데다 그 숫자도 많다. 전가을을 비롯해 주장 조소현과 수비수 김도연(이상 현대제철), 미드필더 권하늘(부산상무), 공격수 유영아(현대제철) 등 골키퍼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에 고루 포진돼 있다.
11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만난 전가을은 "한두 명 빼고는 다들 처음 나가는 월드컵이다. 모든 선수들에게 의미가 있는 대회"라면서도 "나는 어린 나이가 아니다. 88년생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모두들 많은 경험을 쌓았다. 우리가 주축이 돼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최종 엔트리 경쟁을 펼쳐야 하는 전가을이지만 개인적인 욕심은 내려놓은지 오래다. 오로지 친구들과 함께 대표팀의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 뿐이었다.
전가을은 "남은 기간 동안 훈련을 통해 몸이 좋아진다면 자신감은 생길 것이다. 지금은 자신감보다는 책임감이 든다"면서 "개인적 영광은 성적을 내면 따라올 것이다. 현재로서는 책임감만 들 뿐이다. 지금이 한국 여자 축구를 알리기 위한 가장 좋은 시기다. 반드시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고의 미드필더로 꼽히던 전가을에게도 월드컵은 첫 경험이다. 상상만 하던 꿈의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사실은 벌써부터 그를 설레게 하고 있다.
전가을은 "월드컵이 가장 와 닿았던 것은 2002년이었다. 하지만 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는 않았다"면서 "월드컵 티켓을 따고 난 뒤부터는 실감이 확 난다"고 웃었다.
무릎 부상을 안고 있는 전가을은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팀 훈련이 끝나면 재활에 매진한다. 지난 10일 선수단이 외박을 받았을 때도 NFC에 남아 재활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무릎 때문에 준비 기간이 좀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는 전가을은 "오늘부터 체력운동을 실시하는데 나 자신과 싸운다는 각오로 열심히 하겠다. 그러다보면 월드컵 때에는 몸 상태가 한층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