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온리 원'(2012년 발매한 7집 타이틀곡)을 제가 쓴 걸 모르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이번 앨범을 통해서 보아가 곡도 쓴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데뷔 15주년을 맞은 가수 보아(29)가 11일 오후 삼성동 SM타운 코엑스 아티움에서 열린 정규 8집 '키스 마이 립스(Kiss My Lips)' 기자간담회에서 앨범에 실린 12곡 모두에 작사·작곡·프로듀싱으로 참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2000년에 데뷔한 보아가 모든 앨범 수록곡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화려한 퍼포먼스로 유명한 보아는 그간 싱어송라이터로서보다 퍼포머로서 인정을 받은 게 사실이다.
"지난해 4월 회의에서 내년에 앨범을 내겠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제가 한번 곡을 다 써보고 싶다고 했죠. 그런데 집에 가서 바로 후회했어요(웃음). 중간에 미니앨범으로 돌리거나, 12곡을 모두 혼자 쓰기는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컬래버레이션도 많이 하고 해서 배워가면서 앨범을 완성했죠."
큰 도전이었기 때문에 뿌듯하다. "매 순간이 재미있었어요. 평소 몰랐던 편곡자와 가까워지고, 작곡가들도 알게돼 뜻 깊었죠. 근데 힘들긴 했어요. 다음 앨범에는 다른 분들에게 노래를 받으려고요(웃음)."
신시사이저가 도드라지는 미니멀한 팝 곡으로 중저음을 강조한 보아의 섹시한 보컬이 곡의 몽환적인 타이틀 곡 '키스 마이 립스'를 비롯해 음악차트 1위를 석권한 선 공개곡으로 힙합듀오 '다이나믹듀오' 멤버 개코가 피처링한 '후 아 유(Who Are You)', 에디킴이 피처링한 달달한 곡 '더블 잭', 평범한 일상에서 일탈해보자는 내용의 가사가 인상적인 곡으로 펑키함이 돋보이는 '스매시' 등이 실렸다.
이날 음감회에서 공개된 곡은 타이틀곡 '키스 마이 립스'를 비롯해 '스매시' '폭스' '더블 잭' '그린 라이트' '블라' 등 주로 업템포다.
앨범 수록곡은 그러나 다양하다. 약 1년간 20여 곡을 만들었는데 이 중 12곡을 추렸다. "앨범에는 발라드나 제 목소리와 기타 한 대로 이뤄진 어쿠스틱한 곡도 있죠."
무엇보다 인디 밴드 '칵스' 멤버 숀, '천재 뮤지션'으로 통하는 정재일 등 내로라하는 편곡자들이 참여한 만큼 사운드가 일품이다. 특히 '키스 마이 립스'는 믹스만 26번 했다. "기사님(믹싱 엔지니어)들을 엄청 괴롭혀드린 앨범이에요. 그만큼 애착이 가고 음악적인 공부도 많이 됐어요."
2년9개월 만에 새 앨범을 발매한 보아는 올해 한국나이로 서른살을 맞았다. '허리케인 비너스' '온리원' 등 무대에서 주로 '멋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였으나 "나이도 서른인 만큼 여성스러운 것을 해보고 싶었다"고 웃었다.
그래서 무대 위에서 처음으로 "치마를 입는다"고 부끄러워했다. "힐은 종종 신었는데 치마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몽환적인 모습과 함께 여성적인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거대한 부채로 선보이는 퍼포먼스도 기대해달라고 덧붙였다.
데뷔 15주년인데, 그 동안의 시간이 "믿기지 않을 만큼 빨리 지나갔다"고 웃었다. "데뷔 당시에는 상상도 못 했던 앨범이죠. 꿈을 이룬 것 같은 느낌이에요."
'키스 마이 립스' 수록곡은 12일 0시 음원사이트에 공개된다. 15일 KBS 2TV '뮤직뱅크'에서 새 앨범 첫 무대를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