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송경호 기자] "섹시 콘셉트는 전혀 아니에요."
지난 8일 첫 솔로앨범 '마이'(MY)를 발매한 장현승(26)은 "남자 버전 섹시코드를 노린 것은 아니"라며 이렇게 말했다. 상의를 입지 않고 찍은 홍보용 사진과 여배우와의 진한 스킨십이 담긴 뮤직비디오, '니가 처음'이라며 '야한 농담'을 건네는 가사의 노래를 들고 나와서 말이다.
그는 "나라는 사람의 캐릭터를 치명적인 '옴 파탈'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장현승은 오히려 힘을 뺐다. 메이크업도 이전 활동에 비해 줄였고 민소매 티에 청바지, 운동화를 신은 모습으로 의상도 단순화했다. 뮤직비디오에서도 각 잡힌 섹시함 보다는 자연스럽고 캐주얼한 모습을 어필했다.
"이런 가사에 이런 뮤직비디오와 사진에다가, 제가 행동까지 대놓고 섹시한 척 하고 싶지 않았어요. 자연스럽게 노래하고 춤추다가 나오는 섹시함이 진짜라고 생각했거든요."
장현승이 이번 솔로앨범을 통해 궁극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보이그룹 '비스트'도 '포미닛' 현아와의 유닛 '트러블메이커'도 아닌 그 자신의 모습이었다. 그래서 작사·작곡을 하는 비스트 멤버들의 곡 참여도, 여자 파트너와의 커플 댄스도 배제했다. 장현승만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과거와의 선긋기였다. 그래서 앨범 제목도 '마이'(MY)다.
"연습생까지 포함하면 9년 만에 나오는 제 앨범이에요. 좀 더 제 정체성을 갖고, 그룹 앨범에 수록된 솔로곡의 느낌 말고 완전히 다른 느낌을 내고 싶었어요."
자신의 색을 보여주기 위해 앨범 작업 전반에 참여했다. 그는 "정말 세세한 것까지 하나하나 다 신경 썼다"고 말했다. 기본 콘셉트부터 의상, 곡 선택,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 안무, 사진, 앨범 모양, 글씨체까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그러나 직접적인 작사·작곡 단계에서는 예외였다. 더욱 완성도 높은 첫 앨범을 원했기 때문이다. "지금 작사·작곡 실력이 전문가들보다 부족한데 굳이 나서서 완성도를 떨어트릴 필요는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렇게 만든 '마이'는 "하나 버리고 가는 수록곡이 없"고, 다소 아쉬운 음원 성적에 대해 "100위 권 밖에 있을만한 노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앨범이 됐다.
"진짜 명곡은 대중성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대중가수고 사랑받아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중도 마니아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장현승은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2주 동안 짧은 솔로가수로의 일탈을 마치고 다시 '비스트'의 장현승으로 돌아간다. 다음주부터 바로 일본, 홍콩, 대만에서 공연이 잡혀 있다.
"제 이번 활동을 하나의 번외편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이걸로 일생일대의 대역전을 하고 그런 걸 바라는 건 아니고요. 공을 많이 들인 앨범이니까 자연스럽게 저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 주셨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