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의 불청객 감기를 슬기롭게 이겨낼 순 없을까. 김진돈 한의학 박사(본디올 운제당 한의원장, 경희대 한의대 외래교수, 한국노동 교육원 객원교수, 대한형상의학회 교수)에게 감기의 예방법과 치료법, 민간요법에 대해 들어보았다.
감기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해주시죠.
감기를 콧물, 재체기,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과 오한, 발열, 두통, 나른함 등 전신 증상을 나타내는 병을 서양의학에선 가리키는데 의학적으로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현재에는 호흡기의 염증 증상과 전신증상을 나타내는 감염증을 통틀어서 일컫는 말로 감기증후군으로 이해하고 있다.
감기가 오면 전신이 쑤시면서 몸살을 앓는 경우도 있다.
형상의학적으로 대체로 얼굴이 갸름하게 달걀형으로 생기고 몸체에 비해 팔다리가 길면서 몸에 털도 좀 많이 나있는 사람들이 감기에 걸렸을 때 여기저기 몸이 쑤시고 아픈 사람들이다. 이런 생김새를 목체라고 부르는데 전체적인 모습이 나무처럼 늘씬하게 쭉쭉 뻗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목체형들은 肝木으로 연관되므로 간쪽에 병이 잘 오는 체질이다. 한마디로 간이 약한 사람이다. 한데 간은 근육을 주관하기 때문에 근육 질환으로 고생하는 수가 많다. 따라서 이런 체질은 감기에 걸리게 되면 여기저기 힘줄이 당기고 살까지 아프면서 몸살처럼 앓는 경향이 많다.
특히 목체에 속하는 사람은 주위에서 인정이 많다는 소리를 듣지만, 성질이 약간 급하고 화를 잘 내는 편이다. 겉으로는 부드럽고 온화해 보여도, 화나는 일이 생기면 잘 참지 못하고 폭발할 듯이 불같이 성을 낸다. 그리고 작은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여러 가지 감정 중에서도 폭노, 즉 갑자기 불같이 화를 터뜨리는 것은 간을 상하게 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자주 감기 몸살에 시달리면서 성격도 불같이 화끈한 사람이라면 평소 생활할 때 간 기능이 상하지 않도록 느긋한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분심(忿心)을 가라앉힐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 명상을 수시로 하기를 권한다.
평소에 감기의 예방법이 있다면.
각 체질에 따라 겉으로 드러나는 감기 증상과 그 원인이 다르기는 해도, 유행성 감기의 공통점은 기초 체력이 떨어지면서 찾아오는데 한의학에서는 인체의 생리 기능인 정기와 풍, 한, 서, 습, 조, 화 등 외부 환경의 불균형에서 감기가 비롯된다고 본다. 결국 외부 환경의 변화에 잘 적응하고 이겨내도록 원기를 북돋워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기 위해선 충분한 영양 섭취와 휴식, 규칙적인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체질적인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
감기예방을 위해 냉수마찰을 하는 사람도 있다. 감기예방에 도움이 되나.
평상시 냉수마찰이나 마른 수건으로 피부를 문질러주는 건포마찰도 기후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주므로 감기 예방에 효과가 있다. 건포마찰은 가장 훌륭한 건강법의 하나인데 손끝에서 심장을 향해, 발끝에서 심장을 향해 건포마찰을 해주는 것이 좋다. 체질적으로 보면 특히 소음인 체질에 아주 효과적이다.
육경형이 없는 경우는 어떻게 치료하나.
동의보감에서는 상한양증, 상한음증, 상한표증, 상한이증, 상한반표반리증으로 나누어서 치료한다.
첫째, 상한의 양증과 음증이다. 상한양증의 증상은 몸에 열이 나고 머리가 아픈데 맥이 부삭(浮數)하면 향소산, 궁지향소 산, 인삼강활산, 삼소음,강활충화탕 등을 체질과 형상에 따라 가감해서 사용한다. 상한음증의 증상은 손발이 싸늘하고 토하며 설사가 나면서 갈증은 없고 몸을 구부리고 가만히 누워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처방은 인삼양위탕, 곽향정기산, 불환금정기산 등을 주로 응용한다.
둘째로 상한의 표증,이증, 반표반리증으로 나눌 수 있다. 상한표증은 오한발열하고 신체가 아프며 맥이 부(浮)한 것을 말하는데 특히 오한이 중요하다. 처방은 향소산,인삼패독산,향갈탕, 삼소음, 궁지향소산, 소청룡탕 신출산,십신탕 등을 형상에 따라 응용한다.
상한이증은 열이 나고 땀이 나며 오한이 없고 도리어 열을 싫어하는데 반드시 설사시켜야 한다. 소승기탕, 조위승기탕, 대승기탕,대시호탕 등을 응용한다. 반표반리증은 매우 알기 어려운데, 몸의 앞뒤에서 보기도 하고 몸의 위아래에서 보기도하고 태양과 양명의 사이를 가리켜 말하기도 한다.
몸의 뒤는 태양이 되고, 앞은 양명이 되는데, 소양은 그 가운데 있기애 오한과 신열이 나는 것이 일정하지 않다. 이것은 몸의 앞뒤에서 보는데 이때는 소시호탕을 사용 한다. 방광한수는 양명조금과 접근해 있는데, 물이 많으면 차고, 조가 많으면 열이 나기 때문에 추웠다 열이 났다 한다. 오령산은 방광의 반표반리증을 분리시키고 이중 탕은 토하고 설사하는 것이 일정하지 않는 위아래의 반표반리때 주로 쓴다.
이상을 종합해보면, 상한을 음양증과 표리증으로 구분하였는데, 상한음증과 상한양증은 원인적인 분류로 양증은 외사에 의한 것이고 음증은 음식에 의한 것이다고 볼 수 있다. 즉 양증은 코로 들어온 경우이고, 음증은 입으로 들어온 경우라 할 수 있다.
상한표증,이증 반표반리증은 부위적인 분류다. 병사가 인체의 표리 중 어느 부위에 머물고 있는지에 중심을 둔 것이다. 이처럼 감기치료도 상세하게 구분해서 보아야 하는 이유다.
표증과 양증을 어떻게 구분하나.
표증과 양증은 크게 구별이 없지만 표증은 신체의 통증이 위주라고 볼 수 있고 양증은 몸에 열이 나는 것이 위주다. 이증과 음증은 구별이 확실한데, 이증은 열이 양명으로 전변한 것이고, 음증은 차다는 것이다.
임상에서 많이 쓰이는 처방은 무엇인가.
양증에는 향소산, 궁지향소산, 삼소음,강활충화탕, 음증에는 인삼양위탕,곽향정기산,불환금정기산, 표증에는 향소산,궁지향소산,인삼패독산, 삼소음, 이증에는 대승기탕, 반표반리증에는 소시호탕등을 응용해볼 수 있다.
간단한 약재가 있다면.
간 기능을 돋우는 데는 모과를 권한다. 왜냐하면 모과의 신맛을 내는 사과산과 구연산은 신진대사를 돕고 소화 효소가 많이 분비되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탄닌산과 비타민 C는 피로 회복에도 뛰어난 효능을 보이면서 기침을 멈추게 하는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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