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로 혼동되기 쉬운 질환이 많다. 변증열이나 담허(膽虛), 식적, 기울, 담음, 두풍이나 독음무양증, 허로, 옹저, 창진(瘡疹) 등은 초기 또는 병변 과정 중에서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흔히 나타나기에 이를 감기와 혼동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 경우에 감기로 보고 치료하게 되면 병이 오랫동안 낫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악화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고로 감기를 치료할 때는 먼저 유사 병증과 구별이 필요하다. 김진돈 한의학 박사(본디올 운제당 한의원장, 경희대 한의대 외래교수, 한국노동 교육원 객원교수, 대한형상의학회 교수)를 통해 여러 형상 중에서 먼저 소아와 노인의 감기 증세와 치료법을 알아보았다.
소아는 오한보다 발열 심한 편
소아는 신체가 미성숙하여 사시에 적응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기침이나 재체기, 콧물 등이 자주 발생한다. 이때는 사시에 상응시켜주는 약을 가감해서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특히 얼굴이 희거나 광택이 없고, 얼굴이 상중하로 길거나, 코가 큰 아이, 눈빛이 흐린 아이에게 잘 맞는다. 하지만 식은땀이 나거나, 곤권무력(困倦 無力) 등 내상이 심하면 도씨보중익기탕 등을 형상과 체질에 따라 응용한다.
한의서에 보면 소아는 봄의 소양지기와 같아서 오장육부가 든든하지 못하고 피부와 뼈가 연약하여 혈기가 완성하지 못하다. 또 경락이 가는 실과 같으며 맥이 뛰는 것과 숨쉬는 것이 털과 같이 약해 성인과 달리 한열허실의 변화가 쉽다고 하였다.
소양은 양유여 음부족(陽有餘 陰不足)인데, 양유여란 발육기능이 왕성함을 이른 것이고, 음부족이란 후천의 자윤(滋潤)배양력이 미흡하다는 의미다.
소아는 감기가 오면 오한보다 발열이 심하다, 치료는 형상과 증상의 특징에 따라 주로 삼소음(얼굴이 희거나, 방광체나 이마가 발달한 경우), 구미강활탕(얼굴이 검거나, 담체, 태양형), 인삼패독산(몸이 마른 편, 측면이 발달한 경우), 소시호탕(측면이 발달한 경우), 인갈음(풍인의 상풍증으로 땀을 많이 흘리며 바람만 쏘이면 기침을 많이 하고 꼭 토할 것 같고 목에서 걸걸한 가래가 날 때, 얼굴이 흰사람에게 많다)등을 많이 사용한다.
소아 감기유사증 잘 판단해야
하지만 소아가 감기 증상으로 내원하더라도 단순한 감기가 아닌 경우가 있으므로 소아들에게 잘 나타나는 변증열, 담허인지 신체 미성숙인가 식적, 창진 등을 잘 살펴야 한다.
의서에 소아의 변증은 음양과 수화가 혈기를 훈증해서 형체가 이루어지게 하는 것인데 이것은 마치 누에가 잠을 자고 용이 껍질을 벗고 범이 발톱을 가는 것과 같이 변화면서 자란다는 것이다. 변(變)이란 오장을 변하게 하는 것이고, 증(蒸)이란 육부를 기르는 것이며, 변이란 기가 오르는 것이고, 증이란 몸에 열이 나는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변증이 있을 때는 감기와 거의 증상이 같아 열도 나고 기침도 하며 토하는 아이도 있고 설사하는 아이도 있다. 감기와의 차이점은 귀와 엉덩이가 차다는 것이다. 이처럼 변증열은 주로 한 살 이전에 한달에 한번 정도 발생하는데 이것은 생리적인 발현상이니 발표하는 감기약을 안 쓰고 장기 내부의 담열을 제거하는 포룡황 등을 응용한다.
담(膽)은 오장육부를 연결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인체의 균형과 중심을 잡아 주는데 특히 담이 허해도 한열이 있고 목구멍이 붓고 가래가 그렁그렁 하게 되는데 평소에 감기를 달고 있는 아이인데 눈이 크고, 겁이 많은 아이에게는 인숙산 등을 사용한다. 눈은 간의 상태를 반영하고 담은 간과 표리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식적도 감별이 필요하다. 식적은 음식물을 많이 먹는데서 유발되는데 형상적으로 양명형이나 얼굴이 누렇고 입이 발달 된 사람에게 주로 나타난다. 식적으로 인한 발열은 귀가 차고 기구맥이 긴성하다. 만일 배가 아프면서 발열하고 오한하며 식적이 잘 나타나는 형상을 갖춘 소아에게는 도씨평위산 등을 응용한다. 특히 양명형의 식적수에는 이모영수탕, 사백산 등이 효과적이다.
또 창진(瘡疹)은 상한증상과 비슷하다. 뺨이 붉고 건조한 느낌이 많고 재체기를하며 가슴이 뛰고 정신이 흐릿하며 팔다리가 싸늘하다. 창진은 양에 속하므로 귀와 엉덩이 발등이 차고, 귀 뒤에 가는 실과 같은 붉은 핏줄이 있는 것이 다르다. 또한 가슴에 좁쌀같은 작은 점들이 돋은 것이 증거 중의 하나로 볼 수 있다고 의서에는 기록되어 있다. 상한과 정확히 구별이 어려울 때는 발산제등으로 발산시켜 주어야 한다.
이외에도 소아의 기침에는 음허한 경우가 있는데 천수상이면서 잘 때 땀이 나거나, 마른기침, 변비 등의 증상 있을 때는 자음강화탕 등을 응용하면 효과적이다. 그리고 귀가 큰 아이가 기침이 오래가고 가래가 많으며 숨이 찬 경우에는 금수육군전을 응용해볼 수 있다.
이처럼 소아의 경우 감기 증상이 수반 되었을 때 감기유사증도 잘 판단하고 형상과 증상에 따라 살펴본 후에 치료를 잘해야 한다.
기침 많이 하고 숨이 차면 귤껍질과 상백피
노인의 경우도 체력이 약해 감기에 쉽게 걸린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되면 정혈이 모두 허해져서 형이 쇠해지고 몸무게가 줄어들고 키가 작아지고 두발과 치아가 탈락하고 고운 피부도 윤기를 잃게 되고 건조해지며 쭈글쭈글해진다. 그뿐만 아니라 신체의 모든 부위의 체모도 줄어들고 기미나 검버섯 등이 생긴다. 정수와 독맥이 허하여 허리도 굽어진다. 노인은 기혈이 쇠약해지기 때문에 맥박도 기혈이 쇠약한 맥이 나오는 것이 정상이다.
평소에 기침을 많이 하고 숨이 차는 노인의 경우 귤껍질과 상백피를 각각 150그램과 감초 40그램을 가루로 만들어서 8그램 정도를 끊인 물로 매번 타서 하루 3번씩 드시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노인에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면 옹저병인데 脈이 가늘고 더딘데 오히려 發熱하고, 맥이 弱하고 數한데 도리어 떨리고 寒하는 것은 옹종이 發한다 하였는데 번갈, 구역, 담성, 한열, 작통,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노인은 노화가 진행되어 정혈이 쇠약해지고 허로와 옹저가 잘 나타난다. 노화, 허로, 옹저의 증상은 감기의 증상과 유사하므로 50세가 넘은 사람이 열이 나면서 머리가 아프고 기침을 한다고 해도 노화, 허로, 옹저를 치료하는 보중익기탕, 십전대보탕, 육군자탕, 고진음자 등을 참고하여 처방을 해야 한다. 주름이 많거나 수술한 경우에도 허로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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