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사회

대통령 팬덤 시대

URL복사

‘문템’ 품귀 현상, 아이돌 맞먹는 ‘굿즈’ 열풍... ‘공감’ ‘일치’의 심리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 팬덤 시대를 열고 있다. 취임 후 입거나 사용한 상품들이 ‘문템’이라 불리며 품귀현상이 빚어지는 현상은 이례적이다. 아이돌을 비롯한 대중문화 특정 캐릭터나 장르 관련 상품을 가리키는 ‘굿즈’에 대한 팬들의 집착과 흡사한 수준이다. 이는 기존 정치인에 대한 대중의 열광과는 차이가 있는 새로운 정치 문화다.


‘철학과 사상’ 담긴 정치적 표현 수단


문 대통령이 착용한 등산복 안경 구두 넥타이를 비롯, 평소 즐기는 커피 등이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5월13일 기자들과 북악산에 오를 때 착용한 주황색 등산복은 4년 만에 재출시 됐으며,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단골 커피전문점은 방문자들이 줄을 잇는 상황이다. 이 같은 대통령 관련 아이템의 인기는 이전에도 없지 않았지만 양상이 전혀 다르다. 과거 ‘대통령의 넥타이’ ‘대통령의 가방’ 등의 인기는 귀족 문화의 서민 모방 심리처럼, ‘특별한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소유하고자하는 일시적 욕망에 그쳤다면, ‘문템’은 보다 정치적 아이덴티티에 대한 공유 욕구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한마디로 ‘문템’은 정치적 가치관을 집약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소유 욕구는 지지와 공감의 강력한 연대를 상징한다. 이를테면 문 대통령의 낡은 구두는 ‘구두 만드는 풍경’에서 출시한 ‘아지오(AGIO)’라는 수제화 브랜드다. ‘구두 만드는 풍경’은 청각장애인의 자립을 위한 사회적 기업으로 2013년 폐업한 상태다. 구두는 소외된 자들을 위해 행동한다는 가치관을 드러내는 아이템인 것이다. 지난 5월19일 여야 원내대표 오찬 때 문 대통령이 착용한 독도강치 실크넥타이는 소기업 ‘두레샘’의 브랜드 ‘이응크레이션스’가 112주년 독도 주권 선포의 날을 기념해 만든 제품으로 역시 정치적 목소리가 직설적으로 담겨있다.


이처럼 ‘문템’은 오래 사용해 낡은 ‘소박함’과 중저가 중소기업 상품의 ‘친근함’, 그리고 무엇보다 ‘철학과 사상’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강렬한 정치적 표현의 수단이다. 이에 대한 열광은 지지를 넘어서 동참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지지자들에게 ‘우아한 권위’ ‘독재의 향수’를 상징했던 박 전 대통령의 ‘올림머리’가 ‘선망’의 대상에 가까웠다면, ‘문템’은 가치관의 일치를 의미하는 ‘공감’에 가깝다.


서점가의 문 대통령 장악력


이른바 ‘문재인 굿즈’는 출판계에서 시작됐다. 문 대통령이 표지를 장식한 아시아판 타임지는 경이적인 판매고를 올리며 재판을 거듭했다. 알라딘은 5월10일 판매 재개 직후 분당 16.6권씩 팔리며 만 하루 만에 판매량이 7024권을 기록해 역대 도서들의 일간 판매량 1위 기록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예스24의 경우도 5월8일 2차 예약판매를 시작한지 4시간 만에 1만부가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타임지의 상품평에는 ‘소장용으로 구입했다’ ‘몇 권 더 사고 싶은데 다른 팬들을 위해 자제했다’는 등의 글이 게제되면서 지지자의 아이덴티티를 소유하고자하는 소비 심리를 잘 드러냈다.


이 외에도 문 대통령이 2011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해 기록한 ‘문재인의 운명’ 특별판은 5월9일 출간 직후 단숨에 주간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올라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열풍은 어린이 책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한민국을 비롯한 시대를 이끄는 인물의 이야기로 구성된 어린이책 ‘후? 스페셜(Who? Special)’ 시리즈의 문재인 편은 대선이 치러진 5월9일부터 11일까지 3일 동안의 판매량이 대선 직전 3일과 비교해 약 800% 가까이 증가해 6월초 현재까지 순위권을 지키고 있다.


이 같은 서점가의 문 대통령 장악력은 최근 뜨거운 지지율에 비례하는 것이다. 또한, ‘서적’ 자체가 좋아하는 캐릭터나 문화의 ‘기념품’으로 인식되는 출판계 트렌드와 맞물리며 신드롬이 되고 있다.


대중 중심의 정치 문화로 변화


문 대통령 관련 서적의 구매자는 지지자 계층과 거의 일치한다. 알라딘의 구매자 분석에 따르면 문재인 표지의 타임지 구매자의 82.3%가 20~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에서의 구매가 46.7%로 무척 높으며 여성의 구매율이 79.3%로 남성보다 3.8배가량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예스24에 의하면 ‘문재인의 운명’ 특별판은 전체 구매자 중 20~30대 여성 구매 비율이 66%에 이른다. 대선 이전에는 30대 남성과 40대 여성의 구매율이 높았던 것과는 다르게 20~30대 여성 사이에서 높은 호응을 얻으며 이례적인 팬덤 현상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의 운명’ 특별판의 판매량 비중을 통계청의 2015 인구총조사의 총인구와 비교해 지역별로 살펴본 결과, 세종특별자치시가 19.4%로 가장 높았으며 서울특별시가 8.2%, 광주광역시가 7.0%로 뒤를 이었고 6.2%의 부산광역시는 네 번째로 많이 팔린 도시로 나타났다. 타임 아시아판 구매는 서울특별시와 경기도에서 각각 34.7%와 25.4%로 뚜렷하게 많이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부산광역시가 6.3%로 뒤를 이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여성의 지지 비율이 높았는데, 이들이 ‘문템’의 구매자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지역의 지지율도 책 구매 비율과 비슷하게 분포돼 있다. 뿐만 아니라, 20~40대 여성은 히트한 대중문화를 관련서적으로 소비하는데 익숙한 계층이다. 문 대통령 관련 서적의 소비 또한 대중문화 팬덤을 연상시키는 패턴인 것이다.


조선영 예스24 도서팀장은 “지금까지는 특정 정치인의 지지층을 단지 정치적 견해를 같이 하는 것으로 봤다면 이번 대선 후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하나의 팬덤 문화로 자리 잡으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선거가 하나의 국민적 축제로 여겨지는 미국과 같이 국내에서의 정치 및 정치인 중심의 인식이 점차 변화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유류분 제도' 헌재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위헌' 판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고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법적 상속인들의 최소 상속금액을 보장하는 유류분 제도가 헌법재판소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위헌 판결을 받았다. 이 외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부모와 자녀)의 법정상속분을 규정한 부분도 상속의 상실 사유를 규정하지 않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25일 오후 2시 유류분 제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및 헌법소원에서 일부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유류분 제도는 법이 정한 최소 상속금액으로, 특정인이 상속분을 독차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1977년 도입됐다. 현행 민법에 따르면 망인의 자녀와 배우자는 각각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부모와 형제자매는 3분의 1씩 보장받는다. 가령 부모가 두 자녀에게 총 2억원의 유산을 남겼을 경우 각각의 법정상속분은 1억원이며, 유류분 제도에 따라 법정상속분의 절반인 5000만원을 최소 금액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헌재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형제자매에게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을 보장한 민법 1112조 제4호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재판관들은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는 상속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나 상속재산에 대한 기대 등이 거의 인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

정치

더보기
이재명‧조국, 총선 후 첫 회동...공동법안‧정책 추진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5일 총선 후 첫 회동을 하고 내달 개원하는 22대 국회에서 공동 법안과 정책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를 위한 협의 채널 마련에도 합의했다. 이 대표와 조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2시간30분가량 비공개 만찬 회동을 하고 향후 국회 내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 특히 22대 국회에서 양당이 함께 통과시켜야 할 법안의 공조 방안을 놓고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171석인 민주당은 12석의 조국혁신당과 힘을 합쳐야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과 법안 상정을 막는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할 수 있는 180석 이상을 확보하게 된다. 민주당은 이날 비공개 회동후 언론 공지를 통해 "양당 대표는 수시로 의제와 관계 없이 자주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기로 했다"며 "두 당 사이에 공동의 법안 정책에 대한 내용 및 처리 순서 등은 양당 정무실장 간의 채널로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대표는 우리 사회의 개혁에 조국혁신당의 선도적 역할을 당부했고, 조국 대표는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서 무거운 책임과 역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관심을 모은 윤 대통

경제

더보기
[마감시황] 코스피, 외인·기관 동반 매도에 '털썩'…2620선 후퇴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대통령실은 25일 올해 1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3.4%를 기록했다며 이는 4년 6개월 만의 가장 높은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물가 역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 회담을 앞두고 민주당이 '전 국민 25만원 민생 회복 지원금'을 통한 경기 부양을 주장하자 대통령실 차원에서 이미 우리 경기는 회복세라는 내용의 브리핑을 진행한 것이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1층 브리핑룸에서 브리핑을 열고 올해 1분기 경제적 성과를 강조했다. 성 실장은 "(1분기 성장은) 양적인 면에서도 서프라이즈지만 내용 면에서도 민간 주도의 역동적인 성장 경로로 복귀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정에 의존한 성장이 아닌 민간이 활력을 찾은 덕분에 나온 성과에 주목해야 한다면서다. 그는 "경제 성장 절반 정도는 수출과 대외 부분를 통해서 절반은 내수부분을 통해서 이뤄진 상당히 균형 잡힌 회복세로 평가할 수 있다"며 "특히 소비 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민생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성 실장은 올해 경제 성장률 예

사회

더보기
전국 의대 교수들, 오늘 총회서 ‘주 1회 휴진’ 논의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전국 주요 20여개 의대 교수가 소속된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26일 정기 총회를 열어 일주일에 하루 휴진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의비는 이날 정기 총회를 열고 매주 1회 수술과 외래 진료를 중단하는 휴진에 들어갈 지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전의비는 지난 23일 8차 총회 후 "정부의 사직 수리 정책과 관계없이 4월 25일부터 예정대로 사직을 진행하겠다"며 "교수들의 정신과 육체가 한계에 도달해 다음 주 하루 휴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 1회 휴진 여부는 병원 상황에 따라 26일 정기 총회 때 상의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전의비는 "장기화된 비상 상황에서 현재 주당 70~100시간 이상 근무로 교수들의 정신과 육체가 한계에 도달해 다음 주 하루 휴진을 하기로 했다"면서 "날짜는 대학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의비에는 빅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서울대·연세대·울산대·성균관대·가톨릭대를 비롯해 계명대·고려대·강원대·건국대·건양대·경상대·단국대·대구가톨릭대·을지대·이화여대·부산대·아주대·원광대·인제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충북대·한양대 등 20여 곳이다. 또 전

문화

더보기
영녕전 제향 관람 사전예약 … 종묘제례악 체험관, 신실재현 전시관 등도 운영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윤순호)은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최영창), 종묘대제봉행위원회(종묘제례보존회·종묘제례악보존회)와 오는 5월 5일(일) 오후 2시 종묘에서 <2024년 종묘대제>를 봉행한다. 올해 ‘종묘대제’는 종묘 정전의 보수공사로 인해 영녕전에서의 제향만 진행된다. ‘종묘대제(宗廟大祭)’는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 포함된 길례(吉禮)에 속하는 의례로, 국왕이 직접 거행하는 가장 규모가 크고 중요한 제사이다. 1969년 복원된 이래로 현재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무형유산으로, 왕실의 품격 높은 의례와 무용, 음악이 어우러진 종합적인 의례로 그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되었다. 2006년부터는 국내외 내·외빈을 초청한 국제행사로 진행되며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매년 5월 첫 번째 일요일에 유교사회에서 기준이 된 예법의 절차를 엄격하게 지켜 웅장함과 엄숙함이 돋보이는 의례로 진행된다. 올해 영녕전 제향은 온라인 사전 예약자(150명)에 한해 관람이 가능하며, 엄숙한 제향 준비를 위해 행사 시작 1시간 전인 오후 1시부터 입장할 수 있다. 사전예약은 무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정한 리더는 용장 지장 아닌 소통 능력 갖춘 덕장이어야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오전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4·10 총선 결과에 대해 “취임 후 2년 동안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미흡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총선 참패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고, 192석을 차지한 야당을 향한 대화나 회담 제안 등이 없어 야당으로부터 대통령은 하나도 변한 게 없고 불통대통령이라는 이미지만 강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여당의 총선 참패는 한마디로 소통부재(疏通不在)와 용장 지장 스타일의 통치방식에서 비롯된 참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윤석열정부는 출범 2개월만인 2022년 7월부터 각종 여론조사기관 조사결과 윤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40%이하였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적 평가가 40%이하로 떨어진 시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약 3개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년 10개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년 5개월이었던데 비해 윤대통령은 2개월로 가장 짧았다. 윤정부 출범하자마자 특별히 이슈가 될 만한 대형사건들이 없는데도 역대 가장 빠른 민심 이탈의 이유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