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정의당 김종대 의원의 이른바 '인격 테러' 발언이 정치권의 이념 대립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앞서 지난 17일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귀순한 북한 병사는 북한군 추격조로부터 사격을 당해 인간의 존엄과 생명을 부정당했다. 사경을 헤매는 동안 남쪽에서 치료받는 동안 몸 안의 기생충과 내장의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다 공개되어 또 인격의 테러를 당했다"며 "이런 환자는 처음이다라는 의사의 말이 나오는 순간, 귀순 병사는 더 이상 보호받아야 할 인간의 정상성을 상실하고 말았다"고 썼다.
이에 대해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과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22일 십자포화를 날렸다.
하 의원은 22일 바른정당 원내외 연석회의에서 "이국종 교수는 다섯 발의 총알을 맞아서 죽음 직전에 있던 병
사를 기적적으로 살린 생명의 은인이다. 그런 사람에게 인격 테러리스트라고 모독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그는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이국종 교수를 인격 테러라고 한 이유는 북한 인권에 대한 무관심 때문"이라며 "북한 인권문제를 잘 모르기 때문에 이런 황당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북한 인권운동 경험을 토대로 "국내에 탈북자들이 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기생충약 먹
는 거다"라며 "북한에는 매년 1~2월이 되면 거름이 없어서 1인당 1톤씩 인분 조달 투쟁을 하는 인분 전투를 한다. 심지어 못 구한 인분을 사기 위해 인분 시장이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북한사회의 현실은 '상시적으로 기생충에 노출돼 있는 열악한 환경'임을 지적한 것이다.
계속해서 하 의원은 "병사 몸 안에 기생충이 있다는 사실을 가지고 북한 인권의 심각성을 얘기해야지. 사람을
살린 은인한테 인격 테러리스트라고 해서 되겠냐"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당장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도 김종대 의원에게 맹폭을 가했다.
이날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그 뱃속에 회충이 가득하게 만들고 회충약이 없어 볏짚물을먹게
한 깡패 정권에는 한마디 못하면서 겨우 치료해주고 회충 공개한 의사가 그리 못마땅한가”라며 “이번 일로 북
의 지옥 같은 실상이 드러나니 화가 나나 보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를 두고 정치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보수야당 의원들이 김종대 의원 불만을 터트리는 게 아니라, 이번 일을
기화로 북한에 대한 보수세력의 시각이 정당함을 알리면서 이념대립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