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북한 어선이 북방한계선(NLL)에서 삼척항까지 직선거리로 130여km를 떠내려올 동안 우리 군(軍)이 몰랐던 것으로 드러나 ‘안보구멍’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휴식’에 나섰다.
17일 청와대에 따르면 최근 북유럽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문 대통령은 이날 하루 연차를 사용한다. 관저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지명 업무만 봤다.
문 대통령이 ‘휴식’에 나서기 불과 이틀 전 북한 어선 1척이 우리 해안 ‘코 앞’까지 진입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발생했다. 15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어선은 이날 오전 6시 50분께 강원 삼척항 앞바다에서 우리 어민에 의해 발견됐다. 이는 해경에 신고됐으며 해군은 해경 통보를 받고서야 표류 사실을 알게 됐다.
현지주민들은 “삼척항까지 올 정도라면 해군, 해경뿐만 아니라 육군 해안감시망을 통해서도 식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식별하지 못한다면 군경(軍警) 해안감시체계에 큰 허점이 뚫린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만약 어선이 아닌 잠수함 등 북한 군함이 접근했다면 제2의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참사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우려다.
합참은 17일 “레이더 운용시스템 및 운용 요원의 일부 보완요소를 식별했다”고 ‘안보구멍’이 있었음을 일부 인정했다. 문 대통령, 청와대는 이날 북한 어선 표류를 언급하지 않았다.
‘안보구멍’ 외에 각종 경제지표 악화도 국민 근심을 더하고 있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40대 남성 취업자 수는 4월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만5000명 감소했다. 감소폭은 4월 11만4500명, 5월 11만5300명 가량으로 이는 1991년 12월(14만3000명) 이후 27여년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근로자뿐만 아니라 기업도 울상이다. 17일 기업정보 분석업체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에 의하면 국내 1천대 상장기업 중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거나 영업손실을 본 곳은 597곳(67%)에 달했다.
국가 비상사태 앞 문 대통령 ‘휴식’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문 대통령은 작년 8월 리비아 한국인 피랍사태 당시 ‘장기 여름휴가’를 떠났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선글라스’를 끼고서 음료를 마시는 문 대통령 내외 사진이 올랐다. 같은해 9월에는 인도네시아 지진 실종자 발생에도 불구하고 사건 당일은 물론 이튿날 휴가를 강행했다. 이 실종자는 결국 시신으로 발견됐다. 지난 2017년 12월에는 29명이 사망한 제천 화재참사로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휴식을 취했다. 같은해 7월 북한 미사일 발사 때에도 6박7일간의 휴가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