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는 아프리카의 한 인구 집단에서 대장암이나 소화기관의 질병발생률이 매우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식이섬유는 식품을 통해 자연스럽게 섭취돼 왔으나 문명의 발달과 함께 달라진 음식문화는 섬유소 섭취양을 줄어들게 만들었다. 1996년 미국 이튼의 연구에 의하면 구석기 시대에 인간은 하루 77~120g의 섬유소를 섭취해 오늘날 미국인이 섭취하는 양의 5~8배를 섭취했다고 밝혔다.
기준치 못 미쳐
국물 문화가 발달한 우리 국민의 식이섬유 섭취량 또한 기준치에 못 미친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1인 1일 평균 약 19.8g으로, 한국영양학회에서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을 통해 제안한 식이섬유 충분섭취량인 12g/1000kcal에 비해서는 다소 부족한 수준이었으나 미국이나 일본 국민의 평균섭취량인 약 15.0g에 비해 30%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비만과 만성질환의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우리 국민의 ‘상용식품 중 식이섬유 함량 분석’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국민이 많이 먹고 자주 먹는 식품을 기본대상으로, 국내외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를 검토해 식이섬유 함량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식품 150종의 100g당 총 식이섬유 함량(g)을 데이터베이스화한 것이다.
이는 에너지 1000kcal 당 약 10g의 식이섬유를 섭취한 것에 해당돼, 30~49세 성인의 경우에는 11.8g/1000kcal (1인 1일 평균 총 25.4g)로서 기준에 근접했다.
장운동 강화
식이섬유는 일반적으로 ‘인간의 소화효소로 분해 되거나 흡수되지 않는 식물의 가식부분과 유사 탄수화물’로 정의되며, 불소화성의 비전분성 다당류, 올리고당류 (oligosaccharide), 리그닌, 난소화성 전분(resistant starch)과 관련 식물성분들이 포함된다.
식이섬유는 영양적 가치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토웰 박사에 의한 역학조사 결과 성인병과 관계가 깊은 중요한 인자라는 것이 발표됐다. 이후 연구를 통해 장내 세균의 활동과 장내의 소화활동에 이로운 작용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식이섬유 자체는 인체 내에서 소화되지 않지만 위장, 대장으로 이동하는 사이에 물리화학적 성질에 의해 다른 영양소의 소화 흡수에 영향을 준다. 식사 중 식이섬유의 양이 지나칠 때는 음식물이 빨리 소화기관을 지나가서 소화, 흡수되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체중이 감소될 수 있다. 또한 물과 결합해 배설됨으로 설사나 탈수 등의 증상이 올 수 있다.
장운동을 강화시켜 변비를 예방하거나 치료하고 위장의 포만감을 유발하고 소화 흡수의 양을 조절해 비만을 억제시킨다. 반대로 식이섬유가 적은 식사를 하면 쉽게 비만해지고 변의 양이 적어지며 수분이 부족하게 되는 등 대장 활동을 저하시킨다.
유익한 세균 증식
유익한 장내세균을 증식하는 것도 식이섬유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대장에는 1g 중 10억 이상의 미생물이, 대장 전체에는 약 100 종류, 100조개도 넘는 미생물이 존재하고 있는데 위와 소장에서 소화되지 않고 대장으로 이동한 식이섬유는 대장의 미생물에 대해 큰 영향을 주게 된다.
결장에서 세균층의 분포를 변화시켜 그 장내 세균의 생산물이 완화제적 효과를 나타내게 한다. 식이섬유가 부족하면 배변이 잘 되지 않고 음식물 찌꺼기가 대장 내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발암물질을 생성하고 박테리아들을 키울 수 있다. 따라서 식이섬유는 대장암 발병률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섬유소는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는 많이 입증됐지만 식이섬유의 섭취가 대장암 발병률의 예방과 감소에 일관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보고도 있다.
체내에서 혈당 조절,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 및 관상동맥질환 예방에도 식이섬유는 뛰어난 기능을 발휘한다. 식이섬유가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면 식이섬유의 점성으로 인해 위에서 천천히 음식물이 배출되고 전분이 서서히 소화됨으로 인해 혈당이 증가하게 된다. 갑작스러운 혈당 상승이 억제된다는 것. 결과적으로 조직의 인슐린에 대한 예민도를 높일 수 있어 당뇨 증세를 개선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러 연구들에서 수용성 식이섬유가 혈청지질 수준을 낮춘다는 결과가 보고돼 왔다. 1992년까지 77개의 실험결과 88%에서 수용성 식이섬유에 의해 혈청 총 콜레스테롤 수준이 상당히 감소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으며, 실험의 84%에서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결과가 보고 됐다. 하지만 실제 일상에서 식이로 섭취하는 2~10g 정도로는 콜레스테롤 감소의 효과는 보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미역, 고춧가루, 김 등 많이 함유
보건복지부는 상용식품 중 식이섬유 함량이 높은 식품 상위 25종을 뽑았다. 100g 기준으로 총 식이섬유가 43.43g 함유된 말린 미역은 식이섬유의 보고라 할만 하다. 39.69g의 식이섬유가 함양된 고춧가루와 33.60g의 식이섬유가 들어있는 조선김 또한 대표적인 식이섬유 고함량 식품이다. 이외에도 다시마 말린 것, 강낭콩, 팥, 대두, 들깨가루, 대추, 깨, 보리, 쑥, 녹두, 깻잎, 수수, 카레분말, 혼합작곡, 완두콩, 마늘, 취나물, 냉이, 율무차, 마늘쫑, 고사리, 더덕 등이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있는 식품이다.
식이섬유 함량은 가공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다. 예를들어 사과 한 개에 함유돼 있는 섬유소 함량은 2.75g이지만 사과로 만든 주스 한 컵 중의 섬유소 함량은 0.7g으로 크게 감소한다.
한국영양학회의 식이섬유 하루 권장 섭취량은 1000kcal당 10g에 기준해 1일 20~25g이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총 섭취열량의 50~70%를 복합당질로 취하고, 식이섬유질은 비전분질 다당류로 1일 16~2g, 혹은 총식이섬유질로 27~40g을 섭취할 것을 권장하며, 미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청(FDA)에서는 1일 20~35g을 권장하고 있다.
어린이의 식이섬유질 권장량은 정상적인 배변과 만성질환의 예방을 위해 연량에 최소 g을 추가 또는 안전범위로 연령에 5~10g을 추가한 양이 제안됐다. 일본의 경우 일본 국민 1인당 식이섬유질 섬취량을 17~20g으로 추정하고, 식이섬유질 권장량을 총 식이섬유로 1일 20~25g 또는 10g/1000kcal로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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