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와 여자가 결혼을 하면 으레 아이를 낳고 싶어한다. 결혼한 부부가 아이를 갖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본능적 욕구며 바람이다. 특히, 인간에게는 자신의 자녀를 통해 대를 이어가고 자신의 핏줄을 남기고 싶은 종족보존의 본능이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자녀를 가지고 싶어도 낳지 못하는 부부들도 많다.
아이를 낳고 싶은데 임신이 잘 안되거나 어쩌다 임신이 되더라도 곧 유산하는 여성, 또 아이를 많이 갖기를 원하는데 다산하지 못하는 부부 등도 적지 않다. 보통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하는 부부가 결혼한지 2~3년이 지나도 아이를 갖지 못하면 일단 불임증으로 보는데, 약 10% 가량의 부부가 불임증을 앓고 있다는 것이 의학계의 견해다. 불임증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한방에서는 크게 나누어 남자는 신기(腎氣)부족, 여자는 혈(血)의 부족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방의 사상의학에 의하면 임신이 잘 되거나 잘 되지 않는 것, 또는 난산을 하거나 다산을 하지 못하는 것 등이 체질과도 관련이 있다. 뿐만 아니라 부부의 신체적인 특성과 조화가 맞아떨어져야 즉, 체질 궁합이 맞아야만 아이를 잘 낳을 수 있다. 사상의학에서는 건강하고 튼튼한 아이, 질병에 잘 걸리고 약한 아이를 결정짓는 것도 부부간의 체질궁합에 따라 달라진다고 본다.
이를테면 태양인 체질의 여자 중에는 비록 몸은 건강해도 간의 기능이 약하고 옆구리가 협소해 자궁발육이 잘 안된 탓으로 임신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간은 음장(陰臟)에 속하며 생식기를 주관하는 역할을 하므로 간 기능이 허하면 자궁 발육이 부진해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태양인 여성 중에는 임신은 하되 다산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소양인도 체질적으로 신장의 기능이 약하고 상체에 비해 하체가 약해 여성인 경우에는 자궁발육이 잘 안된 사람도 있다. 따라서 소양인 여성 중에도 임신이 어렵거나 다산하지 못하는 여성이 적지 않다. 반면, 소음인은 체질적으로 신장과 방광 부위가 발달하고 상체에 비해 하체가 발달한 편으로 엉덩이와 자궁의 발육 상태가 좋은 여성이 많아 아이를 잘 낳을 수 있는 체질에 속한다.
한편, 태음인은 체질적으로 간 기능이 왕성하고 허리 부위가 발달했으며 상체보다도 하체가 충실한데다가 체력도 좋고 근육과 골격 등이 튼튼해 태음인 여성은 엉덩이 부위와 자궁의 발육상태가 좋은 경우가 많다. 아이를 잘 낳을 수 있음은 물론이다.
예로부터 “여자는 엉덩이가 펑퍼짐하고 하체가 충실해야 아이를 잘 낳는다”고 했는데 체질적으로 이에 해당하는 여자가 바로 태음인과 소음인 체질의 여성인 것이다. 한편, 남성의 경우 소음인과 태음인은 성기능과 정력 등이 좋기 때문에 부부간의 성생활도 왕성히 할 수 있다. 이것은 곧 아이를 잘 낳게 할 수 있는 체질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에 비해 소양인 남성이나 태양인 남성은 체질적으로 성기능과 정력 등이 약한 편이며 특히 태양인 남성은 섹스 그 자체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무관심하기 쉬운 기질도 있으므로 아무래도 남성구실 잘 못할 염려가 있다.
소음인 남성과 소음인 여성, 태음인 남성과 태음인 여성, 또는 소음인 남성과 태음인 여성, 태음인 남성과 소음인 여성이 결혼한다면 양 쪽 모두 성적인 면에서 좋은 체질이므로 아이도 잘 낳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부부관계 궁합은 어디까지나 사상의학에 근거한 체질적 기질적 특성 등에 따른 것일 뿐, 모든 사람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임신을 잘 하거나 못하는 것, 또는 아이를 잘 낳고 못 낳는 것이 단지 체질관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