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올 봄에는 황사가 예년보다 2~3배 자주 찾아오고 강도도 예년의 어느 때보다 강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비사막에서 발생해 상승기류를 타고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황사는 특히 3월에서 5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최악의 황사를 건강하게 극복하는 방법을 알아보았다.
납, 카드뮴, 크롬 등 유해 중금속 폭탄
황사의 유해성 정도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유해성 여부는 논란의 여지가 없이 현대인들이 체감하고 있는 문제다. 황사 가루는 각종 유해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입증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 강성종 의원에 따르면 황사 때 납과 카드뮴, 크롬 등 유해 중금속 함유량이 황사가 없는 날보다 최대 20배와 14배, 21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질환의 주된 원인물질인 미세먼지 농도는 최고 15배까지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유해물질로 이루어진 황사는 천식을 비롯한 호흡기질환자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안질환, 피부질환들을 유발한다.
황사가 온 다음날 소변검사를 하면 소변 속에 폐암, 방광암 등을 일으키는 발암물질의 농도가 최고 50%까지 높아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강대희 교수와 단국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권호장 교수 등 ‘황사에 의한 건강영향 연구팀’은 황사가 발생한 다음날 인천지역 초등학교 6학년 학생과 그 학생의 어머니 등 40명을 대상으로 소변검사를 해, 황사가 발생하지 않았던 날 채취한 소변의 검사결과와 비교했다.
그 결과 황사 발생 다음날 채취한 소변에선 세계보건기구(WHO)가 발암물질로 규정한 ‘다환성 방향족 탄화수소(PAH)’가 인체 내에서 대사(분해)되고 남은 ‘찌꺼기’인 OHPG 농도가 평균 25% 증가했다. 사람에 따라 55%까지 증가한 경우도 있었다.
연구팀은 육식과 흡연의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 비흡연자를 대상으로 육류 섭취를 제한했다. PAH에는 벤조피렌, 크라이신, 벤조안스라신 등 30여종의 화학물질이 속해 있으며, 그중 벤조피렌이 대표적이다. 벤조피렌은 특히 경유차 배기가스에 다량 포함돼 있으며 폐암, 림프종, 방광암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강대희 교수는 “황사가 매우 경미했는데도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으므로 심한 날 측정하면 훨씬 높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1년에 서너 차례 황사에 노출된다고 직접적으로 암이 유발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천식 환자 주의보
이 같은 유해성을 알면서도 현실적으로 황사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 암담한 상황. 피해갈 수 없는 황사 피해를 어떻게 하면 가장 슬기롭게 최소화할 수 있을까. 국립보건원은 황사 발생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기본적인 사항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황사가 본격 발생하기 전 지금부터 실내공기 정화기 및 가습기를 준비해두고 외출시 필요한 보호안경, 마스크 등도 미리 마련해 황사 테러에 대비해야 한다.
일단 황사에 노출되면 외출을 하지 않는 것이 제일 좋다. 특히 천식 환자는 몇 배로 조심해야 한다. 서울대병원 강남건진센터 알레르기내과 조상헌 교수는 “기관지 천식은 여러 가지 외부 자극에 대해 매우 예민하게 반응해서 기관지의 협착이 일어나는 기관지과민성을 특징적으로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관지 과민성이란 기관지 천식 환자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특징적인 양상으로 찬 공기, 담배연기, 매연, 자극성 냄새 등의 비특이적인 자극에 대해 기관지가 예민하게 반응하여 수축함으로써 기관지가 좁아지고 천식 증상이 발생되는 현상을 말하는데, 기관지 과민성이 심한 환자들에서는 작은 자극에 의해서도 천식증상이 유발되며 기관지 과민성이 약한 환자들에서는 자극이 커야만 증상이 유발된다. 따라서 황사와 그 속에 포함된 황산화물(SO2), 질소산화물(NO2) 등의 대기 오염 물질들은 천식 한자의 예민한 기관지를 자극해 천식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천식 환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천식 환자들은 평소보다 천식약을 열심히 복용하고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천식 환자 뿐만아니라 노인, 영아, 호흡기질환자 등도 외출 자체가 위험할 수도 있다. 실내에 있다고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다. 황사가 실내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창문 등을 닫고 실내공기의 정화 및 가습기를 사용해서 실내에 습도를 높여 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집에만 있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외출을 해야 한다면 보호안경, 마스크, 긴소매 옷을 착용해 황사로부터 몸을 보호해야 한다. 특히 황사 전용마스크는 질병예방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막염 위험… 렌즈 대신 안경 써야
황사 가루가 눈에 들어오면 각결막의 손상으로 가려움증, 충혈 등의 알레르기성 눈병 발생 우려가 있으니 미지근한 물로 눈을 깨끗이 씻어내고 물을 충분히 마셔서 눈물이 원활히 분비되도록 해야 한다. 눈을 비비거나 소금물로 눈을 씻으면 증상이 악화되므로 외출 후 귀가 시에는 손과 얼굴을 비누로 깨끗이 씻어야한다. 콘택트렌즈 사용자는 콘택트렌즈 대신 안경을 착용한다. 외출 후, 귀가 후에는 반드시 손과 발 등 몸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해서 눈을 보호하도록 해야 한다.
서울대병원 안과 김미금 교수는 “결막염 초기 증세가 의심되면 깨끗한 찬물에 눈을 대고 깜빡거리거나 얼음찜질을 해주면 일시적으로 증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으나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위해 안과전문의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식품안전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황사에 노출된 채소, 과일 등 농수산물은 충분히 세척한 후 섭취하고 음식을 만들 때는 손을 여러 번 씻어 2차 오염을 방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밀봉 포장하지 아니 하고 유통 판매되는 과일 채소류 및 건조 수산물 등은 평소보다 세심한 세척과정이 요구되며, 노상 포장마차나 야외 조리 음식은 가급적 피하도록 한다.
황사가 끝나면 마무리로 해야 할 일이 있다. 실내공기의 환기 및 환경정화하고 황사오염 물품 등은 충분히 세척한 후 사용한다. 테러나 자연재해 이후 남은 잔재가 2차적인 피해를 일으키는 것과 같이 남은 황사의 유해물질이 피해를 입힐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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