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한국에서 시작한 작품입니다. 수현 씨를 캐스팅하면서 시작했거든요. 이 영화를 시작한 곳에서 여러분을 만나서 영광이고, 이 작품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개봉 전부터 국내 극장가를 완전히 장악한 할리우드 SF 히어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을 연출한 조스 웨던(51) 감독은 17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어벤져스2'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번 영화를 "자랑스러운 작품"이라고 소개하며 이렇게 밝혔다.
2012년 4월 국내 개봉한 '어벤져스'의 속편인 '어벤져스2'는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다. 이 작품을 완성하는 데 든 돈만 해도 2억5000만 달러(한화 약 2720억원)에 달한다. 전작은 국내에서 700만 관객을 동원했고, 전 세계적으로 15억 달러(한화 1조6300억원)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외신들은 속편이 전작의 성공을 뛰어넘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영화의 제목 '어벤져스'는 마블 코믹스의 영웅들이 모인 단체의 이름이다. 이들은 힘을 모아 외부세력으로부터 지구를 지킨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번스, 마크 러팔로, 크리스 햄스워스, 스칼릿 조핸슨, 제레미 레너 등이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토르, 블랙 위도우, 호크아이 등 영웅이 돼 위기에 빠진 지구를 구하기 위해 나선다.
이 영웅들이 한국에 상륙했다. 시리즈에서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인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50), 어벤져스의 리더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번스(34), 아무도 못 말리는 힘의 상징 '헐크' 역의 마크 러팔로(48)가 이 영화에 열광하는 한국팬을 만나기 위해 우리나라에 왔다. 이들을 이끄는 조스 웨던 감독과 한국배우 최초로 마블 코믹스 원작 영화에 출연한 수현(30)도 함께 했다.
"한국팬들은 열정적이어서 좋다"고 입을 모은 세 영웅은 기자회견 내내 유쾌한 행동과 유머러스한 입담을 뽐내며 이날 행사를 이끌었다. 마크 러팔로는 배우들 중 유일하게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로 기자회견을 시작하고 "안녕히 계세요"를 끝으로 자리를 떠나 취재진에게 큰 재미를 안기기도 했다.
이들이 기자회견에 할애한 시간은 30여 분이 채 되지 않았다. 영화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보다는 한국에 대한 인상과 한국배우 수현과 함께한 소감 등을 말하는 데 대부분 시간이 흘렀다.
이날 자리에서 가장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준 건 세 번째 한국을 방문한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였다. "사랑한다"고 운을 뗀 다우니 주니어는 "쇼핑할 게 밀려있다. 빨리 끝내달라"고 장난을 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의 열정적인 팬이 그리웠고,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었다"며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 영화 촬영을 해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3년 '아이언맨3'를 들고 한국에 왔던 다우니 주니어는 당시 유행하던 싸이의 '강남스타일' 춤을 추다가 바지 지퍼가 열린 게 포착돼 민망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이번에는 한국에서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국에 온 게 세 번째인 또 다른 배우가 있다. 바로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번스다. 그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2013)의 주연을 맡아 한국에 왔고, 지난해에는 '어벤져스2' 촬영차 국내에 머물렀다.
에번스는 "언제나 환대해주는 한국팬들 덕분에 마치 고향에 온 것 같은 기분"이라며 "열정적이고 감정 표현을 잘하는 한국팬 덕분에 내가 마치 비틀즈의 일원이 된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마르 러팔로는 '어벤져스2'에서는 무지막지한 힘을 가진 영웅 헐크를 연기하지만, 지난해 한국 관객의 큰 반응을 얻은 음악영화 '비긴 어게인'에 출연하기도 하는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다. 한국에 처음 온 러팔로는 "어젯밤 한국식 바베큐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고 말했다.
러팔로가 이번 작품에서 맡은 브루스 배너는 헐크이기 이전에 과학자인 인물이다. 배너는 또 다른 과학자 닥터 헬렌 조(수현)와 연구를 함께하는 것으로 영화 속에서 그려진다. 러팔로는 "수현의 키가 커서 항상 그를 우러러봐야 했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러팔로의 이 말에 수현은 "난 별로 키가 크지 않다"고 응수했다.
'어벤져스2'로 할리우드 진출에 성공한 수현은 "할리우드 스타들과 연기했다는 게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스 웨던 감독으로부터는 '어벤져스2'의 방향을 알 수 있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웨던 감독은 "이번 영화는 재미를 추구함과 동시에 각 캐릭터를 심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보면 더 재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날 저녁 한국팬들과 함께 레드카펫 행사를 소화하고 내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할 예정이다.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21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처음 국내에 공개되고, 개봉은 23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