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1년5개월 만에 세 번째 미니앨범 '심플 마인드(Simple Mind)'를 발표한 가수 김예림(21)은 소녀에서 여자가 돼 있었다. 머리카락 색은 금발로 바꿨다. 핫 팬츠와 배꼽 티셔츠는 숙녀의 향기를 풍겼다.
김예림은 27일 오전 서울 홍대 앞 레진코믹스홀에서 열린 '심플 마인드' 쇼케이스에서 "한 살 두 살 먹어가면서 여자가 돼 가는 것 같다"면서 "조금 더 저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눈을 반짝였다.
2013년 1집 '굿바이 20'과 비교해 가장 달라진 점은 참여 뮤지션의 색깔과 장르다. 소속사 미스틱89의 대표 프로듀서인 윤종신과 정석원이 두 앨범에 모두 참여했다.
하지만 명단을 자세히 살펴보면 라인업이 상당히 다르다. '굿바이 20'에는 고찬용, 김창기, 이규호, 김광진 등 포크 기반의 뮤지션 또는 '페퍼톤스' 신재평, '검정치마'의 조휴일, '메이트'의 정준일 등 인디 모던록 기반의 뮤지션이 힘을 보탰다.
'심플 마인드' 역시 윤종신 작곡의 '알면 다쳐'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프라이머리(아우), 빈지노·피제이(바람아) 등 힙합 기반의 뮤지션들이 눈에 띈다. '샤이니' 멤버 김종현의 '노 모어(No more)'도 색다르다. 포크 기반의 뮤지션 루시드폴의 '종이새'가 전작과 연결고리를 만들어줄 뿐이다.
"전 앨범에는 90년대 왕성한 활동을 하신 작곡가분들이 참여해주셨어요. 제 나이에 맞는 음악은 아니지만 존경하는 분들과 작업해 영광이었죠. 이번에는 조금 더 제 모습이 담겼어요. 어렸을 때부터 흑인음악, 힙합에 관심이 많았어요. 프라이머리, 피제이 선배님들과 항상 작업을 같이 하고 싶었죠. 그래서 조금은 저 다운 앨범이 나온 것 같아요. 믿어주신 윤종신 선생님께 감사드려요."
그래서 김예림의 인장이기도 한 몽환적인 목소리의 매력이 더해졌다. "난 너를 꼬셔 / 넌 내게 꽂혀 / 난 너를 꼬셔 / 넌 내게 꽂혀" 등. 그래서 적극적인 여성을 노래한 '아우'에서 김예림의 모습은 더 섹시하고 당차 보인다. 스스로도 "도발적이고 맹랑한 노래"라고 소개했다.
"자극적으로 보일 수 있는데 그런 점을 매력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포인트에요. 실제로는 여우 같은 행동을 잘 못해요. 그래서 노래 속 사람(화자)을 배우고 싶고,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웃음)"
외모적인 변화와 과감해진 의상은 "앨범에 대한 성격을 표현하기 위해서"라며 "전보다는 맹랑하고 솔직한 모습을 외모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앨범 제목 '심플 마인드'는 말 그대로 "단순한 마음, 심플한 사고 방식"을 뜻한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고민은 더 복잡하고 옹골차졌다.
"앨범 제목은 '심플 마인드지만, 음악을 대하는 태도는 조금 더 어려워졌어요. 제 의견을 내다 보니 더 좋은 방향으로 가도록 생각하는 것이 힘들었죠."
프라이머리, 피제이와 함께 작업한 '바람아'는 그런 노력의 산물이다. 앨범 수록곡 중 김예림이 유일하게 곡 작업에 참여했다. 여자와 남자를 '나무'와 '바람'에 빗댔다.
"차분하면서도 몽환적인 곡이에요. 비트부터 가사, 콘셉트까지 세 명이서 공동 작업을 했죠. 그래서 저다운 멜로디와 이야기를 담을 수 있었죠."
화려한 뮤지션의 참여만으로 앨범은 100점 만점에 100점을 줄 수 있지만 "제가 스스로 어떻게 했냐만 놓고 보면, 50점을 주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 나아갈 길이 많으니까요"라고 웃었다.
연결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어 싱글보다는 앨범을 선호한다는 김예림은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앨범을 통해 조금 더 음악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우선 음원차트 성적 등 앨범의 흥행보다 "이번엔 새로운 모습을 잘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기대감을 비쳤다. "흥행이 따라오면 너무 감사한 거고요.(웃음)"
가수로서 어떤 위치에 오르거나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구체적인 목표보다는 "스스로 저였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드문 몽환적이면서도 달콤한 목소리하면 역시 다른 누구보다 김예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