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미국 정부는 인도적 구호품을 실은 이란 화물선이 예멘으로 향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란 당국에 이 화물선의 항로를 유엔이 통제하는 홍해 건너편 지부티로 바꿔야 한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미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아랍 동맹군과 친이란 시아파 세력인 후티 반군이 휴전에 돌입한 상황에서 이란 화물선이 예멘으로 향하는 것은 화물선에 무엇이 실렸는지 관계없이 사우디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란이 다른 결정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미 국방부 대변인인 스티브 워런 중령은 "이란이 유엔 협약을 따를 의사가 있다면 화물선을 지부티로 옮길 것을 요구한다"며 "만약에 화물선에 이란 당국이 주장하는 것처럼 인도적 구호품이 들어 있다면 유엔 채널을 통해 그것을 예멘의 난민들에게 전달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시 어네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이 유엔의 절차를 따른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구호물품이 난민에게 전달될 것"이라며 이란 당국을 압박했다.
워런 중령은 "미 국방부가 이란 화물선의 진로를 지켜보고 있다"며 "이란 당국이 화물선을 보호하기 위해 군함을 함께 배치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이란 군함 지휘관의 말을 인용해 "이란 군함이 예멘으로 가고 있는 화물선을 호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예멘 분쟁에 개입한 사우디 주도 아랍 동맹군이 지난 3월 예멘에서 공습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1400여 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상당수는 민간인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