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기연 기자]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에 사활을 걸고 있는 박태환(27)이 연일 '몸 낮추기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대한체육회의 입장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태환은 지난 2일 인천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유정복 인천시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가졌다. 일정에 없던 자리였다.
박태환은 "수영선수이기 때문에 성적과 결과로 보여드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수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달 28일 동아수영대회 종료 후 실시한 기자회견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비교적 편안한 분위기 속에 문답이 오갔던 당시와는 달리 박태환은 이날 말을 마친 뒤 카메라를 향해 큰 절을 올리며 진정성을 강조하려 애썼다.
유 시장은 전면에 나서 박태환 구하기에 나섰다. 박태환은 인천시청 소속으로 활동할 당시 유 시장과 연을 맺었다. 유 시장의 등장으로 사안이 정치권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출전 불가라는 대한체육회의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 약물 복용 선수에 대한 무관용 원칙은 여전히 확고하다.
다만 이중징계를 비판하는 여론 탓인지 모든 가능성을 차단했던 초반과는 달리 반전의 여지는 열어둔 모습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경기력향상 분과위원회에서 조만간 소위원회를 열어 국가대표 수영 선수 명단을 추천할 예정이다. 이를 이사회에 넘겨 명단을 확정하게 되는데 박태환 선발 여부에 대해 분과위원회에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만약 분과위원회에서 박태환의 필요성을 역설할 경우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국가대표 선발 규정 개정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박태환을 굳이 선발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 공정위는 의미가 없다.
박태환에게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 끌고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실패의 가능성이 존재하는데다 모양새 또한 썩 좋지 않다. CAS의 결정을 대한체육회가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최상의 시나리오는 대한체육회의 맘을 돌리는 것이다. 올림픽 최종 엔트리 마감은 오는 7월18일이다. 체육회를 향한 박태환의 직간접적인 구애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