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19.10.10 (목)

  • 흐림동두천 13.8℃
  • 흐림강릉 17.2℃
  • 구름많음서울 15.9℃
  • 구름조금대전 14.6℃
  • 흐림대구 17.7℃
  • 구름조금울산 17.4℃
  • 흐림광주 18.6℃
  • 구름조금부산 18.7℃
  • 구름많음고창 16.4℃
  • 구름조금제주 18.5℃
  • 구름많음강화 13.6℃
  • 구름많음보은 11.4℃
  • 구름많음금산 13.9℃
  • 흐림강진군 14.4℃
  • 구름조금경주시 13.8℃
  • 구름많음거제 15.8℃
기상청 제공

박웅준의 역사기행

[역사기행] 엽전과 비트코인



[박웅준 성보문화재연구위원] 일제강점기 시절 가치가 없어진 엽전을 쓰는 조선 사람들을 비하하는 의미로 쓰인 ‘엽전’은 아직까지도 부정정인 의미의 한국인을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엽전이 이러한 평가를 받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에 집착하는 조선인이 많았고 그 대상이 재화인 엽전에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엽전인 상평통보(常平通寶)는 숙종 4년(1678년)에 만들어져 조선말까지 유통됐던 우리나라 최초의 성공적인 공식화폐였다. 고려시대부터 조정은 건원중보(乾元重寶)와 같은 화폐를 유통시키려 노력했으나 모두 실패했으며 조선시대에도 세종이 조선통보라는 화폐를 발행했으나 유통에 성공하지 못한다.
상평통보 이전에는 가치를 측정하는 기준이 면포나 쌀 같은 현물에 있었다.

한 마디로 돈이란 것이 실생활에 널리 사용되지 못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평통보는 성공적으로 정착했고 재산 축적의 수단으로도 사용되는 등 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이다. 명실공히 한국 최초의 돈(money)이었다.
대한제국은 1905년 일본의 주도로 화폐정리사업을 한다. 이때 최초의 지폐가 사용되면서 정부는 유통되던 모든 조선의 화폐를 회수한다. 조선 말에 발행한 백동화, 당백전, 당오전 등 다른 화폐는 회수가 잘 되는데 상평통보는 회수가 잘되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상평통보의 원료인 구리 가격이 주화를 녹여서 팔아도 그 가치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시대에 뒤떨어진 것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이던 행위는 실물가치를 알아보는 안목을 가진 현명함이 숨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엽전’이라는 말이 부정적일 필요는 없다. 최초의 돈이 유통된 지 340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에게는 또 다른 형태의 돈이 등장했다.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가상화폐 또는 암호화폐이다. 2009년 등장한 비트코인은 화폐 자체의 정의를 상호 간의 약속으로 간주하고 이를 블록체인이라는 기술로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했다. 체굴(mining)이라 부르는 컴퓨터의 연산 작업으로 코인을 얻을 수 있게 하였고 그 과정 자체가 시스템이 되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다만 이 기술로 인해 발생되는 결과물인 디지털 정보를 코인이라 부르면서 화폐로 인정할 수
있는지는 아직 논쟁 중이다. 논쟁의 중심에는 화폐를 발행하고 보증하는 주체의 존재 여부가 있다. 역사적으로 한 나라에서 유통되는 화폐는 정부가 보증하는 법정화폐뿐이었기 때문이다. 국가는 지불준비를 위해 금이나 은 또는 쌀과 같은 현물을 보유하면서 그 가치를 유지시켰고 조정했으며 민간에서는 이를 신뢰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모든 과정에 개인이 참여할 뿐 정부나 기관이 관여하지 않는다. 지불 준비를 위해 현물을 보유하지도 않는다. 

이처럼 국가가 관여하지 않는 이것을 과연 화폐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법정화폐는 고려 성종 15년(996년) 4월에 만들어진 건원중보(乾元重寶) 철전(鐵錢)이다. 신하들은 “우(禹) 임금은 9년간 장마와 탕(湯)임금은 7년간 가뭄이 있을 때에 역산(歷山), 장산(莊山)의 금을 모두 화폐로 만들어 백성들의 곤란을 구제하였다고 하며 주나라 때에 와서는 태공이 또 9부 원법을 제정하였다 하니 이것이 전화(錢貨)의 시초입니다” 라고 중국의 예를 들어 법정
화폐의 도입을 주장했다. 

국가와 백성을 위해 화폐를 만드는 권력이 군주에 있어야 한다는 ‘화권재상(貨權在上)’ 이념으
로 야심차게 출발했다. 지금까지 통용되는 논리며 그 시작이 동양에서도 기원전 2000년 이상 되었음을 알 수 있다. 비트코인은 2008년 금융위기를 불러온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해 탄생되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그 사태를 지켜보면서 연방준비은행이라는 중앙권력이 화폐발행을 독점하고 자의적인 통화 정책을 펴는 것이 경제 불균형의 원인이라 보고 탈중앙화된 화폐를 기획했다. 사실 중앙이 독점하는 화폐는 그 주체의 신뢰성에 따라 가치 변동이 심할 수 있다. 
1차 대전 후의 독일이 그랬고 오늘날의 짐바브웨가 그렇다. 고려의 건원중보와 조선의 조선통보도 가치 보장이 허술하여 민간에서 사용하지 않아 폐기된 것이다. 

지금의 기축통화인 달러도 위기가 올 것으로 예언하는 경제학자도 있고, 지금의 화폐 시스템이 붕괴될 것으로 보는 비관론자도 있다. 이러한 때에 맞추어 나타난 비트코인은 수천년간 이어진 통념을 무너뜨리는 시도이자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누가 화폐를 민간이 만들고 유통시키려고 생각했는가 그것도 전 세계적으로. 

앞으로 이러한 혁명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몰락할 수도 있고 기축통화가 될 수도 있다. 역사에서 힌트를 얻자면 아무리 강력한 법정화폐여도 민간에서 사용을 하지 않으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간에서 가치를 인정한다면 일제강점기의 상평통보처럼 엽전들이라는 소리를 들을지언정 유통은 된다.

프랑스의 최고 지성 중 한명인 자크 아탈리(Jacques Attali)는 <미래의 물결>에서 2050년 무렵에는 전통적 개념의 국가는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예견했다. 이른바 하이퍼제국이 등장할 것이며 전 지구적 규모의 민주정부와 일체의 국지적 지역적 제도로 유지될 것으로 보고있다. 또한 국가의 통제권이 점차 약해질 것으로 보고 주체가 디지털 유목민(digital nomad)으로 옮겨간다고 한다. 그의 생각에 따르면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블록체인 기술이미래에는 당연하게 여겨질 것으로 보인다. 탈중앙화 시대에는 국가가 아닌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공동장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크 아탈리는 우리나라의 미래도 낙관하면서 다음과 같은 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첫째 철옹성 같은 관료 계급의 개혁. 
둘째, 물류를 위한 해양 산업의 발전. 
셋째, 위험 부담을 줄이려고 애쓰는 이론가나 행정가가 아닌 혁신적인 ‘창조적 계급’의 육성. 마지막으로 북한과의 관계 해결이다. 

이미 10년 전에 이야기한 내용이지만 현재도 절실하게 요구되는 사항들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미래에도 엽전을 쓰는, 진짜 엽전들이 될지 아닐지 기로에 있는 것이 아닐까.








오포의 눈물② 위협받는 건강과 안전 [공포의 오포물류단지 공사 현장 르포]
[시사뉴스 박상현 기자] 《베란다나 옥상에 빨래도 널 수 없고, 소나무가 울창한 산과 정겨운 새소리는 이제 꿈도 꿀 수 없다. 그것은 꿈이라고 하자. 무서운 건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현실이다. 들여다볼수록 참담한 오포물류단지 공사 현장을 탐사했다.》 오포읍 문형3리 물류단지 공사 현장에 처음 도착했을 때 건너편 산 하나가 한입 크게 베어 문 사과의 단면처럼 깍여 있었다. 원래 형체를 머릿속으로 복원하면 꽤 멋진 산이라 짐작됐다. 20년 넘게 온전했던 산을 바라보며 살아온 한 주민의 얼굴엔 상실감이 그대로 묻어났다. “지금은 공사장에서 날아오는 먼지 때문에 창문도 마음대로 열지 못하고 바닥은 매일 닦아도 시커먼 흙먼지가 금세 덮어버립니다.” 발파 진동 때문에 옥상에 설치한 식수 탱크가 쓰러졌을 때도 주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뉴스에서나 보던 큰 사고가 우리 마을에서 난 줄 알고 엄청 놀랐어요.”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번지는 굉음과 먼지는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건강이 나빠져 살기 위해 피난하듯 이사를 간 주민도 있다. 주민 L씨는 공사 이후를 더 두려워했다. “이미 정체가 심각한 도로 옆에 아무런 대책 없이 하루 수천 대의 대형트럭이 다니는 물

한국과학창의재단, 혈세로 황당한 홍보 [국감, 정용기 의원]
[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직할 연구기관인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안성진. 이하 창의재단)이 혈세로 제 배 불리기 논란에 휩싸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대전 대덕구. 정책위의장)은 10일 창의재단 국정감사에서 '황당한 홍보' 자제를 촉구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창의재단은 지난 5월 창의재단에 대한 우리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등의 임직원 대출금리, 예금가산 우대금리, 기부금, 공기청정기, 안마의자, 장례지원 등 혜택을 A언론사를 통해 홍보했다. 정 의원은 “국민이 세금 내서 국가 과학문화 확산, 창의인재 양성을 맡겼더니 그 예탁금 이자로 직원 대출금리 낮추고 정수기, 공기청정기 기부 받는 게 과학기술문화 홍보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 관점에서 보면 명백한 특혜”라며 “조국 사태에서 보듯 상대적 박탈감 등 국민정서를 고려해 황당한 홍보를 자제하라”고 안성진 창의재단 이사장에게 촉구했다. 창의재단이 정 의원 측에 제출한 ‘2015~18 경영실적 평가결과’에 의하면 창의재단은 경영실적에서도 낙제점을 받았다. 기획재정부 실시 준정부기관 대상 경영실적 평가보고서 경영관리 부문에서 창의재단은 201

낙하산 펼치려다 몰매 맞은 한국거래소 [최종구·정지원]
[시사뉴스 오승환 기자] “금피아(금융위+마피아)의 권력세습과 책임면탈을 위한 작전이 시작됐다” 한국거래소 노조가 “낙하산·부적격 임원후보를 즉각 철회하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전·현진 금융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 한국거래소지부는 10일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정지원 이사장은 유가증권시장본부장 및 파생상품시장본부장 후보를 공정·투명하게 다시 선정하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본부장과 파생상품본부장은 오는 15일 이사회를 거쳐 31일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예정이다. 정 이사장이 유가증권본부장에 임재준 거래소 본부장보(상무), 파생상품본부장에 조효제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각각 단독 추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조는 낙하산·부적격 인사라며 격렬히 반대하고 나섰다. 특히, 조 전 부원장보에 대한 불만이 크다. “조 전 부원장보에 대해 검증된 것은 전문성과 리더십이 아니라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의 최측근이라는 사실일 뿐” 조 전 부원장보는 최흥식 금감원장 당시 부원장보로 임명됐다가 윤석헌 체제가 들어서면서 일괄 사표로 물러난 바 있다. 보은인사라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당초 조 전 부원장보는


[이화순의 아트&컬처] 박여숙 화랑, 도예가 권대섭 손잡고 이태원 시대 오픈
[이화순의 아트&컬처] 박여숙 화랑이 36년 강남 시대를 접고, 이태원 시대를 오픈했다. 이태원 시대의 첫 주자로 달항아리의 대가 권대섭(67) 도예가와 손잡았다. 그리고 개관전을 10일로 정해 11월11일까지 멋진 백자항아리들을 선보인다. 박여숙(66) 대표는 서울 용산구 소월로(이태원동)에 흰색의 지하 2층 지상 4층 빌딩을 신축하고 그중 2개층을 연면적 250평을 갤러리로, 1개층에는 차, 식사, 공예품을 소개하는 ‘수수덤덤’(쉐프 이재범)을 준비했다. 강남 화랑을 접고 이태원으로 이전한 것에 대해 “이 지역의 특성이 젊은이들과 외국인들이 모여드는 재미있고 활기찬 곳이라 너무 좋다. 강남과 강북의 중간 지점에서 외국인 컬렉터들 만나기도 좋은 위치라 선택했다”고 말했다. 홍익대에서 공예를 전공한 박 대표는 1983년 서울 압구정동에 국내 최초로 자신의 이름을 건 화랑을 열었다. 5년 후 청담동에 재개관하며 고객층을 넓혔다. 이영학 김점선 이강소 박서보 전광영 김종학 박은선 등의 개인전을 열었는가하면, 프랭크 스텔라, 아니젤 홀 등 해외 유명 작가들도 한국에 소개했다.1990년부터 아트바젤, 쾰른아트페어 등 해외 시장에서 한국의 단색화를 계속 알려

[강영환 칼럼] 인문계에 취업의 숨통을 열어라
삼성그룹이 7일, 채용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서류 합격자를 발표하면서 하반기 공채 취업전선에 불이 붙었다. 그런데 최종 합격의 결실을 따낼 취업 준비생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취준생들의 관심이 삼성 등 대기업에 크게 쏠리지만 아쉽게도 대기업 공채의 문은 급속도로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올해부터 정기 공채를 아예 없애버렸다. 창사 이래 처음이라고 한다. SK와 LG도 동참할 예정이다. 이젠 그때그때 직무에 필요한 인재를 골라쓰는 직무 중심의 상시채용이 대세다. 과거엔 '특정 업무는 잘 몰라도 잠재력을 갖춘 유능한 자원을 뽑아 인재로 키워쓴다'는 인식이 대기업 채용의 원칙이었지만 이런 시대는 저물고 있다. 특히 4차산업혁명의 물결 속에 특정 부문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뽑는 추세다. 이러다 보니 대기업 채용은 이제 이공계의 '준비된 기술인'을 위주 채용으로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 대체로 인문계 대비 이공계생을 2대 8의 비율로 뽑는다는데 앞으로 그 차이가 더 벌어질 건 자명한 일이다. 이렇게 취업난이 심하고 공채는 사라지고 직무 중심 채용이 보편화되면서 인문계 출신들이 취업전선에 설 땅은 더욱 좁아지고 있다. 기업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