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경기도 양평 용문천년 시장에 주차한 아담한 뮤직트럭. 자체 발전기와 이동음향시스템이 인상적인 이 달리는 1인 DJ클럽에서 만난 DJ 김태홍을 보자면 자주색깔 벼가 심긴 넉넉한 논을 연상하게 된다.
기자와 첫 만난 자리에서도 손수 음료수를 사오며 “아유, 어쩌죠. 연락이라도 주시지. 갑자기 찾아오시니 대접할게 차밖에 없네요”라며 미안해하는 표정. 상대로 하여금 ‘배려’받고 있다는 느낌을 떠나질 않게 한다.
소박함과 자연스럽고도 절제된 예절미, 그리고 진심. 이런 탓에 이 작은 음악차(車)에는 오랜 팬들이 끊이질 않고 찾아온다.
그의 또 다른 타이틀은 방송인. DJ 김태홍은 최근 KBS 1TV <6시 내고향>의 ‘행복하십SHOW’ 코너에 전격출연하게 됐다.
무명이란 오랜 터널을 벗어나 50대 초반이란 적지 않은 나이에 메인무대로 나선 것이다. 그는 그동안 감성마을 작가 이외수의 인정을 받아 정기공연을 펼치면서도 고민타파로드쇼, 버스킹 쇼, 체육대회, 바닷가축제, 꽃축제, 특산물축제, 대학축제 등 자신을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갔다.
“음악이 있고, 노래만 있다면 어디든 좋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춥고 배고픈 날이 더 많았죠. 이 와중에 절친한 음악 동료들도 떠나보내는 아픔도 겪었고요.”
이런 시련을 겪으면서도 그는 음악을 그만두지 않았다
“음악 공연을 마치고 나면 뿌듯하긴 하지만, 실제로는 내가 음악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민망한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팬들에게 충실하고 감동적이고 흥겨운 무대를 선사하고픈 마음이 중도포기 없이 저를 이끈 것 같아요.”
이와 같은 노력에 힘입어 그는 대학ㆍ지자체 축제, 박람회, 전시회 등 문화공연의 섭외 1순위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서도 1분 안에 초특급 공연을 펼칠 수 있는 차별화된 아이템, 뮤직트럭 덕분이다.
“과거 송창식 선배, 유심초, 4월과5월 등과 함께 전국의 예술회관을 돌면서 ‘7080 추억의 음악다방 콘서트’를 공연한 적 있었습니다. 당시 팬들의 행복해 하던 모습을 보고, 디제이박스란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직접 팬들을 찾아가 감동과 행복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 뮤직트럭을 직접 제작했죠,”
DJ김태홍은 현재 끼니조차 제대로 때우기 힘든 견습DJ들의 처우 개선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방송DJ협회 홍보국장을 역임하고 있다.
힘든 노력에도 불구, 후배DJ들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데 따른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는 것. 견습DJ들의 자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절실하다는 견해이다.
그는 미래의 DJ들을 위한 ‘희생의 미덕’을 강조했다.
“K팝이 세계화되면서 DJ를 선망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악화된 경기 탓에 너도나도 힘들지만 그나마 시대의 혜택을 받았던 선배들이 음악계의 발전을 위해서 희생을 해야합니다.”
기자는 평소 궁금해 하던 진정한 DJ의 길을 그에게 물었다. 그의 답변은 친절하면서도 명쾌했다.
“음악을 대할 때 기술이 아닌 마음으로 대해야 합니다. 그래야 팬들도 리듬을 편안하게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자신을 찾는 음악팬들 있다면 결코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는 DJ 김태홍. 그의 힘찬 음악 여정을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