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이이제이(以夷制夷), 바이러스로 암을 죽인다.”
최근 제약계에 항암바이러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바이러스는 암을 유발하는 우리 몸에 해로운 병원체이기도 하지만, 바이러스를 역으로 이용하면 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
암의 원인중 하나는 바이러스. 이에 감염돼 발병되기 십상이다. 대표적인 것이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간염바이러스 등이다. 이러한 바이러스에 의한 암의 발병률을 낮추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백신이다.
항암바이러스는 이같은 일반적인 암치료 상식에서 벗어나 천연두, 폴리오, 일본 뇌염바이러스 등의 예방백신에 사용되기도 한다.
항암바이러스는 정상세포가 아닌 암세포 내에서만 자가 증식해 암세포를 파괴한다. 또한 암세포를 파괴하는 과정에서 분비되는 암 항원이 체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지속적인 암세포 공격과 전이된 부위에 작용, 재발을 억제하는 장점 등으로 차세대 면역항암제로 평가 받고 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최근 항암바이러스와 면역관문억제제 병용투여 시 객관적 반응률과 완전관해율이 상승한다는 각종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항암바이러스에 대한 전세계 제약회사들의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바이러스의 게놈을 엔지니어링한뒤 질병과 연관이 될 수 있는 유전자는 제거하고 암 특이적 항원이나 사이토카인을 발현토록 디자인되고 있다.
국내 제약계도 항암바이러스와 관련한 신약 개발을 서두르고 있지만, 해외에서 검증된 신약의 도입도 활발하다.
대표적인 것이 동아에스티. 이 회사는 지난 22일 일본 도쿄에서 유전자치료제 및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일본의 바이오기업인 타카라바이오와 항암바이러스 신약 도입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동아에스티는 타카라바이오가 일본과 미국에서 개발 중인 항암바이러스 신약 Canerpaturev(C-REV)의 국내 독점 개발 및 판매 권리를 갖는다. 타카라바이오는 동아에스티로부터 계약금과 마일스톤 외에, 상업화 후 판매 로열티 등을 받고 완제품도 공급한다.
현재 타카라바이오는 C-REV를 피부암의 일종인 악성 흑색종치료제 및 췌장암치료제로 개발 중이며, 우선 악성 흑색종치료제로 2019년 3월까지 일본에서 제조판매승인을 신청 할 계획이다.
동아에스티는 일본 내 개발 진행단계에 맞춰 국내에서 악성 흑색종치료제 및 췌장암치료제로 허가 받고 판매할 계획이다.
항암바이러스 신약 C-REV는 자연발생적으로 약독화된 단순 헤르페스 바이러스 1형(Herpes Simplex Virus type1, HSV1)이다. 유전자 조작을 거치지 않아 암세포 내에서의 우수한 자가 증식능력과 낮은 부작용이 특징이다. 이를 이용한 다양한 암 치료제로 개발이 가능하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동아에스티는 이번 타카라바이오와의 협력을 통해 선제적으로 항암바이러스를 도입함으로써 항암제 파이프라인 확대 및 관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