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이후 영유아 확진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소아 진료 역량이 부족한 국내 의료체계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 중 9세 이하는 총 5명이다.
첫 사망자는 지난해 11월28일 발생했으며 같은 해 12월 2명, 이달 2명이 각각 파악됐다. 이달 2명의 사망자는 모두 재택치료 일반관리군이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망으로 분류되진 않았지만 지난 18일 경기도 수원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 이후 병원 이송 중 숨진 7개월 아기의 사례도 있다.
더욱이 이날 0시 기준 655명의 위중증 환자 중에 9세 이하도 5명이 포함돼있어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당초 코로나19는 고령층 등 고위험군에게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확진자 수가 늘어나면서 저연령층에서도 중증환자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아이들의 중증화율이 0이 아니기 때문에 확진자가 많아지다보면 중증환자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9세 미만 확진자의 경우 전날 2만4425명이 발생했다. 전체 확진자 17만16명의 14.4%다. 연령대 중에서는 40대(2만8041명), 30대(2만8123명), 20대(2만6031명)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문제는 영유아 확진자의 진료 역량이다.
전국의 중증환자 전담병원 병상 가동률은 40.8%, 감염병전담병원 병상 가동률은 49.2% 수준에 불과하지만 수원 7개월 아기의 경우 진료받을 병상을 구하기 위해 17㎞ 떨어진 경기 안산 소재 병원까지 이동해야 했다.
이에 대해 당국은 "소아 중에서도 신생아 응급 상황의 경우는 신생아를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세부 전문의가 필요하지만 최근 저출생 기조와 맞물려 코로나19 상황 이전부터 적정 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영유아 확진자가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전담 병상을 확충하고 있다.
현재 거점소아의료기관 병상은 864개가 운영 중이다.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는 5개소, 소아전용응급실은 3개소가 운영 중인데 8개의 관련 기관 중 6개가 수도권에 몰려있는 등 지역별 편차가 크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3곳인 소아 전문 응급의료센터도 거점별로 더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교수는 "코로나19 대응 체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문제"라며 "소아 진료 역량이 모자란다는 건 예전부터 지적이 있던 사항이고 향후엔 이 부분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교수는 "5세 이상은 접종 결정이 났기 때문에 중증·고위험군은 빨리 접종을 하는 게 도움이 되고, 나머지는 보호자가 증상을 면밀히 관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