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대통령실과 정부, 국민의힘이 2026학년도 의대 증원 규모 조정 가능성을 시사해 의정 갈등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이를 위해 당정은 의료계에 2026년 정원 증원 규모에 대한 의견을 요구하고, '여야의정 협의체'를 만들어 협상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의료계 참여가 관건인데 대통령실이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조정도 열려 있다'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인 만큼, 의료계 합류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통령실은 지난 4일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여야의정 비상협의체'를 제안할 당시 만해도 "여야 협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대통령실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여야의정협의체 구성에 동의하는 식으로 입장을 바꿨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 의료 대란 우려가 커지면서 여론이 나빠지자 출구를 모색한 것으로 해석된다.
의사 수를 늘려야 필수 의료·지역 의료 체계를 개선할 수 있다는 '의료 개혁'의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지만, 의료 현장에서 파행이 계속된다면 의료개혁에 대한 국민적 지지나 당위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의 입장 변화로 의료 정상화를 위한 여야의정 논의에서 당정이 주도권을 쥐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여야의정협의체 구성을 공식 제안하면서 자신이 주장해온 2026학년도 의대정원 유예에 대해서도 "(협의체에서)합리적인 대안을 찾자는 것"이라고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2026학년도 증원을 포함해 의료 개혁 문제에 대해 얼마든지 열린 마음으로 원점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와 당의 입장"이라며 "적정 규모에 대한 합리적인 방안을 찾자"고 의료계에 촉구했다.
대통령실은 2026년 증원 규모를 조정할 수 있으며, 여·야·의·정 협의체도 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이 의견일치를 보고 한 목소리로 해법 찾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제로 베이스'에 대해 "의료계에서 어떤 그룹, 어떤 안이라도 제시한다면 논의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이미 수일 전부터 여야의정협의체 구성, 의대 증원 등을 놓고 조율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용산과 당은 의사 수를 늘려야 의료개혁이 가능하다는 '원칙'에는 이견이 전혀 없었다"며 "다만 의대 정원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늘릴 것이냐 하는 '각론'에서 일부 다른 생각이 있었지만 최근에 서로 이에 대해 협의를 해왔고 의료계를 논의의 장으로 견인하는게 최우선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6개월 이상 지속된 의정 갈등 해소와 의료 개혁 추진에 물꼬가 트일지 각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