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여야는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7일 첫날부터 김건희 여사 의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두고 법제사법·문화체육관광·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 등 10개 상임위에서 난타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정조준했고, 민주당 등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겨냥해 공세를 폈다.
국회는 7일 법제사법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10개 상임위에서 2024년도 국감을 진행했다.
법사위의 법원행정처 대상 국정감사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과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표가 재판을 고의로 지연시키고 있다며 조속한 심리를 촉구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공직선거법 사건 1심은 공소 제기로부터 6개월 이내, 합계는 1년 이내에 하는 게 원칙이라며 "그런데 이재명 대표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11월15일에 선고가 된다고 하더라도 1심만 26개월, 799일이 걸렸다. 방탄을 위해 얼마나 많은 정치적 쇼가 있었냐"고 말했다.
같은 당 곽규택 의원은 이 대표가 대북송금 사건 재판에 대해 법원에 사건병합 신청을 낸 것을 두고 "거대 야당의 대표라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재판을 지연시켜도 되는지에 대해 굉장한 의구심이 든다"며 "(이 대표 측이) 시간을 끌고 나가도 재판부에서 제지하지 않으니 반복되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형에 대해 '야당 대표 죽이기'라고 반발하며 윤 대통령 내외를 겨냥해 반격에 나섰다.
전현희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는 당시 검찰청 출입 기자였던 김만배와 친분이 없다고 했는데, 개인적으로 알 만한 정황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며 "반면 이재명 대표는 주변을 탈탈 털며 수사를 해서 허위사실이라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의 이중 잣대가 과연 정당한가"라고 반문했다
전 의원은 검찰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한 데 대해서도 "여러 판례를 비교할 때 합당하지 않다"며 "20대, 21대 총선 당시 허위 사실 공표로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은 자들에 대한 검찰의 구형은 대부분 70만∼80만원의 벌금형이었다"고 했다.
또 명태균씨가 윤 대통령에게 지난 대선 기간 제공한 여론조사 대가가 2022년 6월 재보궐 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받은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 공천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을 고리로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의 서영교 의원은 "여론조사 대가로 공천을 지불하는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탄핵 대상"이라고 주장했고, 김용민 의원은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 부정 수수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위원장은 "어마어마한 대통령 탄핵 사유에 해당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 행위"라며 "이런 부분에 대해 법사위에서 조사할 수 있고 청문회를 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행안위와 국토위에서는 '한남동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의혹'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특히, 행안위의 행정안전부 국감에서 김 여사 관련 특혜 의혹이 불거진 대통령실 관저 공사 업체 대표가 불출석하며 파행을 빚었다.
민주당 등 야당은 관저 공사를 맡은 21그램 대표에 대한 동행명령을 단독으로 의결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반발하며 회의장을 퇴장했다.
21그램은 김 여사가 운영한 전시기획사 코바나콘텐츠의 후원 업체로 한남동 관저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경쟁 없이 따낸 게 드러나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박정현 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가 혈세가 투입된 관저 공사를 지인에게 불법으로 몰아줬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김건희 국정농단'"이라며 "탄핵 사유가 되는 중대한 사건"이라고 몰아붙였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관저 인테리어 공사는 전 정권때도 있었다며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정쟁용'이라고 맞섰다.
문체위에서는 김 여사의 청와대 KTV 공연 '황제관람' 의혹이 쟁점이 됐다. 야당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무관중'이라고 허위 답변을 제출했다며 담당 실무자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고, 여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이 '황제 의전'이라고 받아쳤다.
과방위는 직무가 정지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불출석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 위원장은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상태라 기관증인 출석 대상이 아니지만, 야당 위원들은 이 위원장을 이번 국감에 일반증인으로 채택했다.
민주당은 동행명령권을 발동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결국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일반 증인으로 출석했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은 "탄핵을 추진할 땐 언제고, 국회에 출석하지 않는다고 동행명령장 발부를 거론하는 것은 코미디"라며 "국회의 '슈퍼 갑질'"이라고 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