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중미에서 애국가가 우렁차게 울려퍼졌다. 나이 어린 태극소녀들이 한국 축구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 우승의 쾌거를 이뤄냈다.
최덕주 감독(50)이 이끄는 한국 17세 이하(U-17) 여자축구대표팀은 26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간) 트리니다드 토바고 포트 오브 스페인의 해슬리 크로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FIFA 여자 U-17 월드컵 결승에서 120분간 대접전 끝에 3대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5대4로 승리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의 영광을 이뤄낸 태극소녀들은 지난해 1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1-0으로 승리했던 일본과의 재대결에서 고된 경기 끝에 다시 승리를 맛봤다.
U-17 여자축구대표팀의 승리로 한국 축구는 남녀 통틀어 사상 처음으로 FIFA 주관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는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었다.
일본의 슈팅이 37개(유효슈팅 22개)에 달한 반면, 한국은 15개(유효슈팅 9개)에 불과할 정도로 경기의 주도권은 일본이 잡았다.
그러나, 정신력 싸움에서 앞선 한국이 최후의 승자로 남았다.
여민지(17·함안대산고)는 비록 결승에서는 침묵했지만 8골을 기록, FIFA 주관대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득점왕에 오르는 영광을 맛봤다.
U-17 여자대표팀의 주 공격수로 대회 우승까지 이끈 여민지는 대회 최우수선수에 해당하는 골든볼까지 수상하며 팀 우승까지 합쳐 이번 대회 3관왕에 등극, 전 세계 또래 여자 축구선수 가운데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전·후반 90분에 승패를 가리지 못한 경기는 연장으로 돌입했고, 급격한 체력저하에 양 팀 선수들은 위협적인 기회를 좀처럼 얻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까지 이어진 승부는 결국 한국의 극적인 승리로 마무리됐다.
나란히 한 명씩 실축한 탓에 5명의 키커까지 4-4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 팀은 여섯 번째 키커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일본의 키커로 나선 무라마츠 도모코(16)가 크로스바를 맞히는 실축을 한 반면, 한국은 장슬기가 차분히 골 망을 가르는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