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수기자] 까다로운 규정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공직자윤리법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안전행정부가 21일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안전행정위원회, 인천 남동갑)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퇴직 2년이내에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재취업 신고를 한 공직자 총 1046명 중 85명을 제외한 961명(92%)이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10명 중 9명은 다 취업을 한 것이다. (조사기간: 147곳, 2011년~2014년 7월 기준)
부처별로 보면 국방부가 192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찰청 112명, 대검찰청 58명, 국세청 52명, 대통령실 49명, 감사원 33명 등 소위 권력기관이 상위 순위에 올랐다.
정부부처 및 산하기관 147곳 중 8곳에서 절반이상(52%)이 재취업을 한 것으로 전관예우에 대한 폐해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퇴직공무원이 가장 많이 몰린 업체는 삼성전자로 총 25명의 고위 퇴직공무원이 재취업하였고, 구성원을 보면 경찰청 10명, 검찰청 5명, 외교부·국방부 각각 4명 순으로 많았다. 또한 삼성계열사 17곳에 총 88명의 공직자들이 재취업하여 사실상 삼성공화국을 연상케 했다.
한국우주산업(주)(대우중공업, 삼성항공(現 삼성테크원), 현대우주항공 등 항공3사의 항공기부문 통합)의 경우 13명의 고위 퇴직공무원 중 11명(77%)이 국방부 출신이었고, 방위산업 전문업체인 LIG넥스원도 총 10명 중 8명(80%)이 국방부 출신이었다.
안행위 산하 경찰청 출신 고위공무원의 경우 가장 많이 재취업한 곳은 여전히 손해보험사였는데, 현대해상보험 11명, LIG손해보험 9명, 동부화재해상보험·롯데손해보험 각 6명 등 손보사에만 47명의 경찰공무원 출신이 재취업했다. 특히 현대해상보험, LIG손해보험, 동부화재는 26명 전원(100%)이 경찰청 출신이었다.
박 의원은 “퇴직공직자의 재취업 심사가 강화되었다고는 하나, 영리 사기업체로의 재취업 관행은 여전하였다. 이 같은 형식적인 업무처리로는 공직자의 기강 확립과 더불어 민·관유착 방지를 더욱 어렵게 할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행태는 공직 기강과 공직 윤리를 약화시키고, 사회의 건전성과 투명성을 저해 하는 처사인 만큼 공직자윤리법을 유명무실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엄격한 적용과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