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700여 명이 숨진 지중해 난민선 전복사고 선장으로 추정되는 튀니지인 무함마드 알리 말렉(27)과 승무원으로 추정되는 시리아인 마흐무드 비크히트(25)의 예비심리가 24일(현지시간) 열린 가운데 선장으로 추정되는 피고인이 자신은 선장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다.
예비심리는 판사가 기초적 사실 관계와 혐의 사실을 확인해 공판을 열지 결정하는 절차다.
말렉은 이날 법정에서 변호인을 통해 자신은 선장이 아니라 승객이라고 주장했다.
말렉은 지난 19일 800명이 넘는 아프리카 난민을 태우고 지중해를 통해 이탈리아로 항해하다가 침몰한 선박의 선장이자 총책임자로 추정된다.
말렉을 포함해 이번 사고의 생존자는 겨우 28명에 불과했고 지금까지 시신도 24구밖에 수습되지 않았다.
이탈리아 검찰은 말렉의 조종 과실로 난민선은 구조하기 위해 접근하던 포르투갈 상선 '킹 제이콥'호과 부딪혔다고 밝혔다.
'킹 제이콥'호를 보유한 선박사는 성명에서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의 구조 도움 요청을 받고 난민들이 타고 있는 보트 인근에 도착한 가운데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보트가 갑자기 속도를 내 상선에 부딪쳤고, 뒤집혔다"고 설명했다.
현지 판사는 예비심리 결과에 따라 더 많은 증인을 호출해 말렉의 혐의를 입증할 예정이다.
또 다른 피고인 비크히트도 법정에서 자신이 선원이 아닌 난민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탈리아 검찰은 말렉의 일부 탑승자를 화물칸과 갑판 아래층에 감금해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에 대해서도 기소할 예정이다. 수습된 희생자 시신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이 같은 이유로 추정된다.
일부 생존자는 당시 말렉이 배 위에서 술을 마시고 대마초를 피우는 등의 행위를 보였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