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네팔 대지진으로 최소 36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을 위한 시추 작업이 지진을 유발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2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지질연구소(USGS)는 처음으로 미국 중부와 동부에 위치한 10여곳을 표시하며 시추 작업으로 지진이 발생한 지역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추 작업이 활발한 일부 지역의 지진 발생률이 높아졌다"며 "수압파쇄법이 휴면기의 단층을 움직이게 만들고 이는 결국 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압파쇄법은 퇴적암 틈새에 묻혀 있는 천연가스나 원유를 뽑아낼 수 있는 기술로 물과 모래, 화학약품 등을 섞은 혼합액을 고압으로 분사해 셰일층을 부숴 원유나 천연가스를 추출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남은 폐수는 더 깊은 지하 폐수정으로 흘러가게 되고 인근 지진 활동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설명이다.
앞서 USGS는 오클라호마주에서도 수압파쇄법로 인한 지진 발생이 늘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오클라호마주 중부 도시 쿠싱은 현재 미국 내 지진 활동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다.
규모 3.0 이상의 지진 발생 건수는 2008년 2건에서 지난해 585건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올 한 해 동안 오클라호마주에서 규모 3.0 이상의 지진 발생 건수가 800건을 넘어가게 될 것이라는 것이 USGS의 전망이다.
수압파쇄 기술을 사용하는 석유회사들은 약 8700만 배럴의 석유가 매장되어 있는 쿠싱 지역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고, 현재 오클라호마주에서는 규모 2.5에 달하는 지진이 매일 한 번 꼴로 발생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에너지 관련 자문을 맡았던 제이슨 보도프 컬럼비아대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CGEP) 소장은 "인력으로 발생하는 지진은 매우 중대한 문제인 동시에 규제 기관과 업계에서 심각하게 다뤄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단층에 분사한 혼합액을 버리기보다는 재활용하거나 시추 과정에서의 모니터링을 강화하면 이러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