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미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주요 도시에서 한인들이 주도하는 침묵시위에 맞닥뜨리고 있다.
미주 방문에 들어간 아베 총리는 27일 첫 행선지인 보스턴 하버드 대학에 이어 29일과 30일엔 워싱턴DC에서 대규모 시위에 직면할 전망이다. 또 LA 지역 한인들은 다음달 1일 방문하는 아베 총리 일정에 맞춰 침묵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공공정책대학원에서 아베 총리가 강연하는 동안 건물 밖에서는 한인들은 'X'자 모양의 테이프가 붙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침묵 시위를 전개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87)가 함께 한 집회엔 '20만 명이 넘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이 정의를 요구하고 있다. 아베는 역사 부정을 중단하고 지금 당장 명백하고 분명하게 사과하라'는 긴 플래카드가 걸려 시선을 끌었다.
하버드대측은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시위대가 강연 수시간 전부터 정문 앞에 진을 치자 뒷문으로 아베 총리를 입장시켰다. 이용수 할머니는 "한 나라의 총리가 뒷문으로 몰래 들어가다니 죄 지은 걸 아는 모양이다"라고 힐난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이에 앞서 26일 성 앙뚜안 다블리 보스톤 한인성당과 보스턴세계선교회, 하버드대학 강의실 등 총 3차례에 걸친 회견을 통해 위안부의 참상을 증언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29일 워싱턴에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갖게 된다. 한인들은 이날 워싱턴 포스트에 일본의 역사 부정을 규탄하는 광고를 게재하는 한편 30일까지 이틀에 걸쳐 대대적인 아베 규탄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시위는 워싱턴과 버지니아 메릴랜드 등 지역 한인들은 물론, 뉴욕 뉴저지에서도 버스를 대절해 참석한다. 시민참여센터는 규탄대회에 참석하는 한인들을 위해 29일 오전 4시 플러싱 한양마트와 뉴저지 풍림식당 앞에서 버스가 출발한다고 밝혔다.
릴레이시위는 남가주 한인들이 '바톤 터치'를 한다. 가주한미포럼과 인권, 여성단체들은 1일 아베의 LA 방문에 맞춰 역사 왜곡과 일본군 강제 위안부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는 '침묵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LA의 밀레니엄 빌트모어 호텔에서 미국과 일본 경제인들과 오찬을 갖고 에릭 가세티 LA 시장과 면담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