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상미 기자]강남구청 공무원들이 인터넷포털 사이트에 서울시를 비방하고 강남구를 지지하는 댓글을 조직적으로 작성했다는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특별시 강남구의회 여선웅 의원(새정치민주연합·청담동·삼성1동·논현2동)은 8일 "지난 2월27일 신설된 강남구 도시선진화담당관 시민의식선진화팀이 여론조작을 위해 조직적으로 활동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여 의원에 따르면 시민의식선진화팀 팀장 이모씨는 댓글을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을 불통시장으로 규정하고 제2시민청 건립 추진을 "미친X이나 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박 시장에게 '대선 불출마'를 요구하는 등 사실상 정치 개입 행위를 했다고 여 의원은 지적했다.
지난달 20일 서울시의회에서 강남구청 직원의 욕설 논란과 관련한 '독불장군 구청장 밑에 욕설 5급…도 넘은 강남구청' 제하 기사에 대해서는 시의회 도시관리계획위원회를 '새천년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 지칭) 소굴'로 표현하고 김미경 위원장에는 '말도 안되는 소리만 지껄인다', 서울시의회는 '야바위 집단'이라고 깎아내렸다.
반면 지난달 14일 강남특별자치구 논란 기사에서는 '신연희 구청장의 강남특별자치구 건의는 진심으로 국가발전을 위한 것'이라며 낯뜨거운 찬양을 했다.
댓글부대의 표적에 강남구의회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모 팀장은 '일부 강남구의원들은 무뇌인', '강남구 구의원들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여 의원은 댓글에서 자신을 특정해 '당신이 구의원인 게 창피하다', '의원직을 사퇴하고 자숙하라'는 내용 등을 적었다며 이는 '공무원의 정치인 비방은 명예훼손죄 뿐만 아니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사례가 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여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개회된 강남구의회 본회의 신상발언을 통해 "구정의 평가는 일반 주민들의 몫이다. 공무원이 강남구 주민으로 가장해 여론을 왜곡하는 것은 여론조작이고 거짓여론"이라며 강남구 행태를 강력 규탄했다.
댓글부대가 활동한 것에 대해서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했다"며 "신 구청장이 '댓글부대 운영'과 관련한 모든 진실을 직접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 의원은 그러면서 "땅에 떨어진 강남구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강남구의회에 '강남구청댓글부대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라며 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댓글팀을 가동한 것은 아니고 시민의식선진화팀이 하는 업무가 한전부지복합 개발, SETEC 부지개발, 성매매업소관리 등인데 팀의 소속 직원 일부가 서울시의 업무가 황당해서 댓글을 개인적으로 단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조사과에서 감사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복무 규정 위반인지, 외부적으로 법령위반 사항인지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와 강남구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대응과 수서동 행복주택 건립, 현대차 공공기여금 사용, 서울무역전시장(SETEC) 부지 내 제2시민청 건립 등의 사안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