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를 믿고 거액의 빚을 내 덜컥 집을 산 대기업 직장인 신모(30)씨는 "맞벌이를 하지 않고는 살기 힘들다"며 "아이라도 생기면 다시 대출을 받아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50대 직장인 남성은 "빚이 없는 집이 어디 있겠나"라며 "벌이가 조금이라도 어려워지면 생계가 바로 곤란해질 것"이라고 했다.
내년부터 주택담보대출 상환 능력 평가 기준이 담보가 아닌 소득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40%에 이르는 생계형 등 비주택 구입용 대출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밝힌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은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해 객관적인 소득 증빙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자의 소득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원천징수영수증, 소득금액증명원 등을 기본적으로 대출 심사에 활용하되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 신용카드 사용액도 불가피한 경우 인정된다.
최저생계비를 활용할 경우, 대출이 가능은 하지만 3000만원 이하의 소액 대출로 제한된다. 주택을 담보로 대출 받기가 까다로워진 셈이다.
하지만 빚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대출 없이 살기는 힘들다고 토로한다. 빚으로 집을 산 뒤 살아가다보니 결국 다시 집을 담보로 빚지고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면 이들은 의·식·주 비용을 줄여가며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다. 이것도 한계가 있어, 생계를 위해 다시 더 큰 빚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에 빠져든다.
실제 생계나 전·월세 자금 등 주택 구입 이외의 용도로 대출 받는 주택담보대출은 증가 추세다.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연초부터 9월까지를 기준으로 신한·우리·KB국민·NH농협·KEB하나은행 등 5대 은행에서 발생한 생계 목적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2013년 8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9조원으로 증가했다.
올 9월까지 생계 자금 목적으로 발생한 주택담보대출만도 13조5000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12.1%에 이른다.
같은 기간 전·월세 비용이나 보증금 반환 등의 목적으로 빌린 생활형 대출은 5조2000억원에서 전체 9%에 이르는 10조원까지 늘었다. 또 기존 빚을 상환할 목적으로 발생한 대출도 올해만 19조원으로 전체의 17%에 달한다.
가계 상당수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먹고 살거나 전·월세 비용을 충당하고 있는 셈이다.
오정근 건국대학교 특임교수는 "맞벌이 없이는 살기 어렵고, 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일자리가 적어지는 상황에서 생계형 대출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주택담보대출의 절반 이상이 생계형, 전세자금, 대출금 상환 등 비주택구입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