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의 효과로 4분기 초 반짝했던 소비훈풍이 사그라들고 있다. 정부의 단기적 소비진작책이 효과를 다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주도하고 대형유통업체가 뒷받침한 각종 할인행사에서 이미 많은 지출을 한 소비자들은 당분간 지갑을 열지 않을 공산이 크다. 내년 초 소비절벽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에 비해 1.1% 감소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3.5%),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0.5%), 가전제품 등 내구재(-0.3%) 판매가 고루 줄었다.
소매판매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으로 내수에 직격탄을 맞은 지난 6월 -3.4%를 나타낸 후 7월부터 4개월 연속 플러스였다. 개별소비세 인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이 효과를 보면서 10월엔 3.2%나 증가해 5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행사가 끝나자마자 소매판매가 마이너스로 전환하면서 수출 부진은 심각하지만 내수는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정부의 판단이 멋쩍어진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광섭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전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상당히 높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기저효과를 보인 것"이라며 "전년 동월 대비나 전년 누계비로 보면 소비지수 수준은 어느 정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내년 소비는 정책 변수나 대외여건의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매업태별로 보면 10월 할인행사를 이끌었던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감소폭이 컸다. 백화점은 전월 대비 3.3%, 대형마트는 3.4%씩 줄었다. 편의점과 전문소매점도 각각 2.9%, 3.4% 감소했다.
소비뿐 아니라 생산과 투자도 마이너스로 돌아서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생산은 제조업과 도소매 등에서 줄어 전월 대비 0.5%, 투자는 기계류(일반산업용기계) 및 운송장비(항공기) 투자가 줄어 6.0% 감소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와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도 한 풀 꺾였다. 둘은 0.1%씩 감소했는데 각각 5개월 만에, 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