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상미 기자]정부가 의사와 환자간 원격의료를 도입하기 위해 시범사업을 확대하고 의료법 개정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는 27일 만성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 2차 원격의료 시범사업 평가결과를 발표하며 이러한 계획을 밝혔다. 평가결과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됐고 보완 등 기술적 안정성에도 문제가 없으니 원격의료 도입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원격의료는 의사가 스마트폰 등 통신기기를 활용해 먼 곳에 있는 환자나 의료인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오지에 있는 환자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진단하고 처방해 의료 접근성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게 원래 취지다. 크게 원격모니터링과 원격진료로 나뉘는데 현재 진단과 처방까지 하는 원격진료는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은 상태다.
원격모니터링은 환자가 혈압·혈당 등을 자가 측정해 주기적으로 의료기관에 전송(인터넷 포탈, 스마트폰 앱 등)하면 의사가 이를 토대로 PC나 스마트폰을 통한 화상상담으로 모니터링과 상담을 실시한다.
원격진료는 여기서 더 나가 화상통신 등을 통해 먼 곳에 떨어져 있는 환자 상태를 진단하고 의약품을 처방한다. 경증질환자(고혈압, 당뇨 포함)를 대상으로 원격진단 및 전자처방전을 발행하는 식이다.
정부는 2014년 4월 원격의료 허용 범위를 환자에 대한 지속적 관찰을 비롯해 상담·교육과 진단·처방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다음달께 임시국회가 끝나면 의료법 개정안은 자동 폐기된다.
정부는 사실상 이번 19대 국회에서 통과되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20대 총선이 끝나고 원 구성이 완료하면 다시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개정안은 원격의료 대상 환자 및 의료기관은 동네 의원을 중심으로 거동이 어려운 노인·장애인, 섬·벽지 거주자, 만성질환자 등에 대해 허용한다고 명시했다.
다만 수술후 신체에 부착된 의료기기의 작동상태 점검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환자나 교정시설 수용자 또는 군인 등 의료기관 이용이 제한되는 환자는 의원급 의료기관과 병원급 의료기관이 함께 원격의료를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진료는 주기적 대면진료 의무화, 재진이 원칙이며 오벽지 등은 제한적으로 초진을 허용했다. 또 대상질환은 의학적 위험성이 낮은 경증질환(중증질환, 응급질환이 아닌 감기 등)으로 한정했다.
이밖에 원격의료만을 전문으로 운영하는 의료기관의 개설·운영을 금지하고 위반시 형사벌칙을 부과하는 조항도 담았다.
올해 3차 원격의료 시범사업은 참여 의료기관 수를 148곳에서 278곳으로 2배 가까이 늘리고 서비스 대상자도 5300명에서 1만200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의료 취약지 중심으로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대폭 확대한다. 도서벽지 20곳, 농어촌 70곳, 격오지 군부대·원양선박·교정시설 등 특수지 115곳이다.
도서 벽지, 농어촌, 특수지 외에 새롭게 포함된 시범 사업 대상은 산업공단의 중소기업 근로자 250명이다. 노인 요양 시설 거주자에 대한 원격의료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