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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커버] 민생은 어디가고 당권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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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신형수 기자] 4월 총선 성적표를 받아든 여야는 4월 총선에 대한 복기를 하기 전에 벌써부터 당권경쟁에 휘말렸다. 흡사 4월 총선이 과연 언제 치러졌는지 잊어버릴 정도로 여야는 당권경쟁에 매몰된 모습이다. 민생은 어디로 가고 당권경쟁에만 몰두해있다. 이제 대권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에 여야 모두 당권경쟁에 돌입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 4월 총선에서 보여준 국민의 메시지를 제대로 수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편집자 주]

4월 총선, 벌써 ‘가물’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에서 알파고가 못하고 이세돌 9단이 했던 것이 있다. 바로 복기다. 승패를 떠나 바둑이 끝나면 이세돌 9단은 복기를 한다. 사람이기 때문에 그 바둑대결에서 어떤 점이 패배의 원인이고 어떤 점이 상대방 승리의 원인인지 하나하나 꼼꼼히 따져본다. 그래야만 다시는 그런 패배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승리했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여야는 4월 총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렇다면 여야 모두 복기를 해야 하는데 여야는 복기가 전혀 돼있지 않은 모습이다. 새누리당이나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 모두 국민의 무서움을 알았다는 립서비스를 내놓았지만 실제로 과연 4월 총선 패배의 원인이나 승리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는 정당이 몇이나 될까 의구심이 들 정도로 4월 총선 후폭풍에서 빨리 벗어나는 듯한 모습이다.
특히 여야는 벌써부터 당권경쟁에 매몰돼있다. 물론 당권경쟁이 4월 총선 후폭풍에서 벗어나는 길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당권경쟁에 돌입한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최소한 4월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복기하는 과정을 거친 후 전당대회 여부를 따져야 하는데 4월 총선 끝나자마자 전당대회부터 따지는 것이 현재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모습이다.

혁신형 비대위 노리는 새누리당

새누리당은 4월 총선 참패를 벗어나는 길로 새 지도부 구성을 택했다.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서 이번 총선 참패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기를 바라는 모습이다. 때문에 당권경쟁에 매몰된 모습이다. 그 단초는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원유철 원내대표에게 비상대책위원장 자리를 내어준 것이었다. 물론 당헌당규 상에는 당 대표가 물러나고 최고위원회의가 해체하게 되면 비상대책위원장을 원내대표가 맡기로 돼있다. 하지만 이는 평상시의 상황이다. 그리고 4월 총선 참패는 비상상황이다. 이런 비상상황에서 원내대표가 비대위 체제를 맡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원유철 원내대표가 이번 총선 참패의 원인 중 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총선 참패의 원인이 된 인물이 비대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은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 당 안팎에서 계속적으로 제기됐다. 처음에는 비박계에서 계속해서 제기됐다. 하지만 친박계 내부에서도 원유철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은 정치적 도리가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원유철 원내대표 역시 비대위원장을 더 이상 맡을 수 없다고 판단, 오는 5월 3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기로 했고, 새로운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이것으로서 일단락 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아직도 일단락 된 것은 아니다. 그것은 비대위원장에 외부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이 보다 쇄신을 하기 위해서는 비대위원장에 외부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비대위 성격을 관리형 비대위로 할 것이냐 아니면 혁신형 비대위로 할 것이냐의 문제로 연결된다. 비대위가 꾸려지면 2달 정도 운영된다. 그리고 전당대회를 치러서 새로운 당 지도부를 꾸린다. 이때 비대위가 어떤 성격을 가지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 전당대회를 무사히 치르게 만드는 역할을 할 경우 비대위는 ‘관리형 비대위’가 된다. 반면 전당대회를 넘어 당의 체질을 바꾸는 비대위가 된다면 ‘혁신형 비대위’가 된다. 즉, 당 혁신을 비대위가 맡아서 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당 지도부가 맡아서 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다. 당 안팎에서 외부인사를 영입하자는 것은 결국 관리형 비대위를 넘어 혁신형 비대위로 가자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5월 3일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새로운 원내대표가 비대위를 구성한다는 것은 관리형 비대위를 의미한다.
당 안팎에서는 새누리당이 변화한다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관리형 비대위가 아니라 혁신형 비대위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관리형 비대위를 꾸리고 전당대회를 무사히 끝낸다면 결국 4월 총선 참패의 책임은 전혀 지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당대회 치르고 나면 계파 화합을 강조하면서 4월 총선 참패 원인 분석도 제대로 하지 않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제대로 묻지도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어느 계파가 당권을 잡아도 마찬가지. 민심은 계파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계파 갈등을 봉합한다는 의미로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고 그냥 묻고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때문에 관리형 비대위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혁신형 비대위가 힘을 받고 있다. 문제는 혁신형 비대위로 과연 갈 것이냐는 것이다. 현재 거론되는 외부인사들이 하나같이 ‘손사레’를 치는 이유는 자칫하면 관리형 비대위의 비대위원장에 앉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당대회를 연기하고, 비대위에 막강한 권한을 부여해서 그 비대위가 총선 참패의 원인과 책임을 분석한 후에 그에 따른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관리형 비대위는 전당대회만 관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 관리형 비대위에 굳이 외부인사가 비대위원장에 앉을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현재 거론되는 외부인사들이 하나같이 ‘손사레’를 치는 이유는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는 5월 3일 열리는 당선자총회에서 원내대표 선출은 물론 비대위 성격과 그리고 외부인사 영입에 대해서도 계속적으로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새 리더십 발굴이 관건

이와 더불어 과연 누가 새로운 지도부를 맡느냐를 두고 계파간의 신경전이 상당하다. 이번 총선의 참패 원인이 친박계에 있는만큼 친박계가 당권도전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이 뜨겁다. 하지만 친박계 입장에서는 이번 당 지도부가 내년 대선은 물론 지방선거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중대한 자리다. 때문에 친박계로서는 당권을 잡아야 한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비박계에 당권을 빼앗기게 된다면 당청관계는 어긋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박근혜정부가 레임덕에 빠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집권여당마저 박근혜정부에 등을 돌리게 된다면 박근혜정부는 그야말로 레임덕에 빠지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를 무사히 보내기 위해서는 새누리당 당권을 친박계가 확실하게 쥐고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친박계의 당권도전은 불가피하고, 그에 따른 계파 갈등 역시 불가피하다. 문제는 총선 참패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당권도전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더욱이 만약 당권에 도전했는데 참패를 했을 경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사실상 결별 수순을 밟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친박계로서는 당권도전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비박계가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비박계도 총선 참패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또한 내년 대선을 바라보는 차기 대권 주자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새누리당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내년 대선을 바라보는 차기 대권 주자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당내에 새로운 리더십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앞으로 새누리당이 이끌고 가야 할 숙제다. 이번 총선을 통해 차기 대권 주자들이 줄줄이 낙마를 하면서 사실상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차기 대권 주자가 없다. 이것이 새누리당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다. 결국 구심점이 없다는 것은 새누리당을 이끌고 나갈 인물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누리당으로서는 누가 당권을 장악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구를 차기 대권 주자로 성장시킬 것이냐도 중요한 숙제가 됐다.

파열음 고조되는 더민주

더불어민주당의 경우에는 전당대회 개최를 놓고 일단 일단락하는 모습이다. 4월 총선에서 제1야당이 된 이후 가장 먼저 불거진 것이 바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합의추대하는 문제였다. 김종인 대표의 합의추대 가능성이 당 안팎에서 흘러나오자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같이 나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선봉에 선 인물이 정청래 의원이다. 정청래 의원은 김종인 대표가 당 대표를 하고 싶다면 합의추대가 아니라 전당대회 경선을 통해 당 대표가 돼야 한다면서 합의추대는 ‘북한’에서나 있을 법한 이이야기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로 인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친노계가 총선이 끝난 이후 김종인 대표가 쓸모없게 됐으니 용도폐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김종인 대표에게 전당대회를 출마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이 무슨 용도폐기냐는 지적도 나왔다. 어쨌든 김종인 대표의 합의추대가 상당한 논란으로 정치권을 강타하다. 김종인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가 22일 만나서 이 문제에 대해 논의를 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전당대회를 치르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와 함께 김종인 대표는 당 대표 도전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전당대회 치르는 것에 대한 여부를 문재인 전 대표가 결정한 꼴이 됐다. 즉, 더불어민주당의 사실상 주인은 문재인 전 대표라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이 친노에 의해 장악됐다는 지적은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당대회에서도 상당한 갈등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친노 인사들과 비노 인사들의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당의 주인이 과연 누구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당내 갈등 상황이 생길 때마다 문재인 전 대표가 나서서 해결했다는 것은 문재인 전 대표가 해결사적 기질을 보여준다는 긍정적인 요소도 있지만 자칫하면 당의 주인이 문재인 전 대표가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때문에 이 문제는 두고두고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문재인 전 대표가 총선 기간 호남을 방문해서 호남에서 지지를 거둔다면 정계은퇴를 하겠다는 발언도 전당대회에서 두고두고 논쟁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결국 당내에서 당권 및 대권 도전하는 인물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을 통해 새누리당은 차기 대권 주자들을 상당히 많이 잃은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차기 대권 주자들을 상당히 많이 얻었다. 대구의 김부겸 당선인, 종로의 정세균 당선인, 아직 복당은 안됐지만 세종의 이해찬 당선인, 의정부의 문희상 당선인 등 당에서 내로라하는 인물들이 당선되면서 당권과 대권 도전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즉, 당권과 대권 도전에 있어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당권과 대권 도전이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은 그만큼 외연확장이 될 수도 있다. 반면 너무 경쟁이 과열하면 지지층 충돌로 인해 오히려 지지층이 분열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이번 전당대회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지난해 연말 가입한 당원들이다. 이들 권리당원들의 표심이 전당대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대 연기론’ 국민의당

국민의당 역시 당권도전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안철수-천정배 체제를 계속 끌고 갈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당 지도부를 선출할 것인가를 두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당헌당규에는 오는 8월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게 돼있다. 또한 당헌당규에는 당권-대권 분리를 시켜놓았다. 따라서 내년 대선에 도전할 인물은 올해 12월19일까지 당 대표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즉,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치를 경우 4개월짜리 당 대표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치를 경우에는 대권 도전할 인물들은 전당대회 출마 자체를 포기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안철수-천정배 체제가 물러나고 8월 새로운 당 지도부가 출범할 경우 지금의 지지율을 과연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 것이냐는 현실적인 숙제도 안고 있다. 현재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을 제치고, 새누리당을 위협할 정도이다. 이런 지지율이 나오게 된 것은 안철수-천정배 체제가 있었기에 가능하다. 그런데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하게 된다면 이 지지율을 과연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창당한지 3개월밖에 안됐기 때문에 당 정비의 시간도 필요하다. 때문에 전당대회를 아예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즉, 안철수-천정배 체제를 연말까지는 이끌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창당한지 얼마 안된 국민의당이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당헌당규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당헌당규를 고쳐야 한다.

여전히 정신 못차린 정치권

그런데 과연 당헌당규를 고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 일각에서는 안철수 대표 체제를 계속 유지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도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안철수 대표 체제를 계속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안철수 대표가 대권 도전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안철수 대표 체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것이다. 때문에 당헌당규에 규정된대로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한 국민의당에서는 고질적은 문제도 하나 발견된다. 그것은 바로 ‘이념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이다. 일부 인사는 진보적 색채가 강하다. 또 다른 인사는 보수적 색채가 강하다. 총선 때에는 총선이라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하나로 뭉칠 수 있었고, 현재는 허니문 기간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제대로 표출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당이 안정화됐다고 판단되면 이런 이념 스펙트럼이 표출되면서 당내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또한 안철수 대표를 기반으로 하는 안철수계와 ‘호남’을 기반으로하는 ‘호남인사’들의 충돌 역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수계는 당권을 안철수계가 쥐고 있어야 내년 대선에서 안철수 대표가 대권 도전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호남인사들은 대권은 안철수 대표에게 넘길 수는 있겠지만 당권은 호남이 쥐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생각이 전당대회 등을 통해 갈등으로 표출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지금의 허니문기간이 언제 깨질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이처럼 여야 모두 총선이 끝나자 당권문제에 매몰돼있다. 이로 인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당권에 매몰되면서 민생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야말로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정치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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