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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스승과 아이들이 이룬 강원 산골 분교 ‘작은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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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이상미 기자]지난해 11월 강원도 춘천교육문화관이 일순간 뜨거운 함성과 놀라움이 뒤섞인 격려의 목소리로 가득찼다. 원어민 교사도 없고, 전교생 6명 뿐인 강원도 두메산골의 한 분교 학생들이 도시 아이들을 제치고 '제11회 강원도 초등학생 영어연극 발표대회'에서 대상을 품에 안았기 때문이다.

'작은 기적'의 주인공은 지난 3년간 교사와 학생 사이의 마음의 장벽을 허문 강원도 고성 광산초등학교 흘리분교 학생들과 박진우 교사(39·현 속초청봉초 소속)다.

“대회에 참여한 우리도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을 줄 몰랐어요. 아이들과 부둥켜 안고 기뻐하다 시상대에 오르니 그동안의 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더라고요. 끈끈한 유대감이 없었다면 모두 함께 합심해서 신나게 영어연극을 준비할 수 없었을 것이고, 이런 큰 결과도 이끌어낼 수 없었을 겁니다.”

흘리분교는 진부령 고갯길에서도 한참을 더 올라가야 하는 강원도 두메산골의 작은 학교다. 1학년·3학년 학생 각 2명, 5학년 학생 1명, 6학년 학생 1명이 전교생이다. 3년 전 광산초교에서 근무하던 박 교사는 분교에서 근무할 기회가 주어지자 주저없이 교내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 2명과 함께 흘리분교를 찾았다.

“(광산초교 근무 당시)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많이 당했어요. 쉬는 시간이면 제게 '죽고 싶다, 죽이고 싶다' 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쏟아냈죠. 상처를 받은 아이들에게 작은 학교가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작은 학교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고요. 그래서 아이들 부모에게 흘리행을 설득했습니다.”

흘리분교로 간 박 교사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과 일반 가정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소원 제도'를 손수 만들었다. 이 제도는 학교에서 친구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 등을 한 학생이 피해 학생의 소원을 들어줘야 하는 흘리 만의 독특한 제도다.

“물론 학교 생활에서 일어나는 무수히 많은 일들을 이 제도에 적용하긴 쉽진 않았어요. 제가 법관이 돼 아주 세부적인 사항까지 규칙을 만들어 적용해야 했거든요. 하지만 6개월 정도 지나니까 아이들이 전례를 보고 스스로 규율을 정해 서로 예의를 지키면서 즐겁게 생활하더라고요.”

박 교사는 아이들과 집에서 함께 요리를 하고 잠도 잤다. 이른바 '사제캠프'. 학교에서 진행한 1박2일 캠프 만으로는 아이들을 속속들이 알기엔 부족했다고 한다. 박 교사는 이따금 아내의 눈치가 보여 아이들과 집에 몰래 잠입하기도 했다. 이렇듯 학생과 교사가 한데 어울려 살아가다 보니 마음의 장벽이 조금씩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박 교사 스스로 교사로서 권위의식을 완전히 내려놓은 것도 아이들과 하나로 똘똘 뭉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박 교사는 아이들에게 “선생님” 대신 “알럽티처(I Love Teacher)”라고 부르게 해 특별한 관계가 형성 됐다고 귀띔했다.

“어느 날 아이들을 심하게 나무라고 난 후 '왜 아이들에게 화를 냈을까', '꼭 화를 냈어야만 했나' 라는 자괴감이 들어 아이들에게 호칭을 바꿔부르게 했죠. 처음에 쑥쓰러워하던 아이들도 이젠 선생님을 특별한 존재라고 느끼고 있어요. 이런 선생님으로서 정형화되지 않은 행동들이 합쳐져 교사로서 저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새내기 교사들에게도 적극 권장합니다.”

박 교사와 두메산골 분교 아이들의 이같은 '작은 기적'은 13일 제35회 스승의 날을 맞아 교육부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개최한 기념식에서 오지 교육활동 미담사례로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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