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한마디에…새누리 '서청원 대표' 미묘한 움직임
서청원, 지난 2014년 7.14 전대 분루 씻어내며 또한번 정권창출 '킹메이커'로 설 것인지 관심
[시사뉴스 강재규 기자] 한달 앞으로 다가온 새누리당의 전당대회가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경우에 따라서는 일사분란한 헤쳐모여식 교통정리도 예상된다.
'서청원 변수' 때문이다. 당초 8선의 최고령 서청원 의원이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으나 10일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새로운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한 오는 8월 9일 전당대회를 한 달 앞둔 이날 정병국·한선교 당대표 출마선언하면서, 현재 친박 3, 비박 2 등 5명의 인사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처럼 당권 도전자들의 출마선언이 속속 이어지면서 경쟁 열기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는 형편.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의 전당대회가 고질적 계파충돌로 인해 정치적 무관심층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8월 초순, 가장 피서인파가 많을 시기에 치러진다는 점에서 관심밖으로 밀려 흥행실패가 예상되는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없지않았으나 정반대 양상으로 흐를 공산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출마 주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일찌감치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비박(非박근혜)계 김용태 의원과 친박(親박근혜)계 이주영·이정현 의원에 이어 이날 비박계 정병국 의원과 범친박으로 분류되는 한선교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 당권 레이스에 뛰어든 주자들이 일약 5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상황이 급속도로 바뀐 것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20대 당선 의원들간 오찬 회동. 이 회동에서 박 대통령이 서청원 의원에게 던지 ‘역할론’이 당내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어 서청원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새누리당 전대 구도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서 의원은 이날 이전까지만 해도 "나를 가만놔두지 않는구나" "나간다는 말 한적 없다"는 등 불출마로 완전히 기운 상태였다.
청와대의 ‘서청원 대표’ 밀어주기가 친박계의 조직적 움직임으로 나타날 경우, 이에 반발한 비박계의 대응도 기민해지고 있다. 특히, 친박에 맞선 최고의 대항마로 거론되는 4선의 나경원 의원 쪽. 나 의원은 애초부터 ‘서청원 대표설’에 거부감을 드러내며 서 의원이 나오면 반드시 출마한다는 뜻을 여러차례 내비친 바 있다.
때문에, 친박의 서청원 카드가 현실화 되면, 비박계의 대응에 따라 ‘서청원 대(對) 나경원’이라는 빅매치로 교통정리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여기에다 5선의 정병국(경기 여주·양평)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강한 나라, 당원이 강한 정당’을 슬로건으로 내걸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정 의원은 출마의 변으로 “새누리당이 살려면 민심을 전면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면서 “국민의 정당한 분노에 무조건 항복해야 한다”고 강력히 피력, 자신이 대표로 당선되면 ‘당내 계파청산’을 최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비박계인 정 의원은 과거 김영상 정부 시절 청와대 제2부속실장에 이어 이명박 정부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하며, 남경필 현 경기도지사·원희룡 제주도지사와 함께 당 쇄신파인 ‘남원정 그룹’을 이끌었다. 이번 당대표 출마로 잠재적 대권주자인 남경필 지사와 원희룡 지사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쉽게 출마를 접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밖에도 방송인 출신 한선교, 비박계인 홍문표 의원, 친박계인 원유철·홍문종 의원 등도 전대 출마를 저울질하는 상황이나 서청원 변수에 의해 어떤식으로든 정리될 가능성이 없지않다.
서 의원으로서는 지난 2014년 7.14전대에서 당대표에 갈망하며 몸을 던졌으나 김무성 전 대표에세 분패했던 기억이 있어 만약 그가 당대표에 도전해 성공을 거둘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친박-비박계의 계파청산을 최대 목표로 둔 이번 전대가 도리어 최대 양대 세싸움 양상으로 치달을 것인지, 아니면 단일 지도체제의 확립으로 정권재창출의 길로 달려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