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재규 기자]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과의 마찰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외신이 중국의 경제 변동이나 보복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나라 중 하나로 한국을 꼽았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간) 홍콩에 있는 프랑스계 금융회사인 나티시스(Natixis SA)의 분석을 인용해 한국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이 중국의 경제 변동이나 보복의 직격탄을 맞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등 중국과 정치·외교적 갈등을 빚는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과의 무역 및 관광 교류에서 큰 차질을 빚고 있다고도 전했다. 나티시스의 이 같은 분석은 한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과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무역 뿐 아니라 관광 분야에서도 중국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해외여행연구소(COTRI)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를 찾은 중국 관광객의 60%가 아시아 국가를 방문했다. 같은 기간 중국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14.5% 증가한 3540만명이었으며, 해외에서 지출한 돈은 모두 2350억달러(약 261조7900억원)에 달했다.
중국과 주변국들과의 경제 교류는 아시아의 정치와 외교, 군사적 변동에 따라서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베트남의 갈등으로 인해 지난해 베트남을 찾은 중국 관광객들의 수는 전년도 대비 20%나 감소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은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을 북돋아주는 역할을 한다”면서도 “하지만 아시아 국가들은 자국의 주권을 주장하는 문제와 중국의 투자자 및 소비자들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는 문제 사이에서 갈등을 빚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4일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으로 인한 중국에 의한 경제 보복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중국이 한국 제품에 대한 세관 검사를 강화하거나 허가 요건을 까다롭게 하는 등의 비관세 장벽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앞서 2000년 한국이 중국산 마늘에 대한 관세를 10배가량 올리자 중국은 한국산 휴대폰과 폴리에틸렌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등 무역 보복을 단행한 바 있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 중국의 미디어 규제 당국이 사드로 인한 보복 조치로 한류를 규제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최근 중국 정부가 조용히 몇몇 한류 스타의 방중을 거부했다며 이를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보복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6일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배우 김우빈과 배수지의 팬미팅이 갑작스럽게 연기됐다. 영화 ‘네버 새드 굿바이’ 홍보 차 중국을 방문하려던 배우 이준기는 비자 발급이 늦춰지면서 행사 참석이 어려워졌다.
WSJ은 중국의 한류 봉쇄로 CJ E&M, YG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관련 업체의 주가도 급락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