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출범 이후 재계와 정부의 첫 만남의 자리가 마련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친기업 정책’과 ‘경제살리기’에 사활을 건 만큼, 재계와 정부의 ‘코드 맞추기’ 행보에 기대가 모아졌다. 지난 13일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조석래)는 한승수 신임 국무총리를 초청해 서울 남산 하얏트호텔에서 올해 첫 전경련 회장단 회의를 가졌다. 한 총리와 전경련 회장단이 얼굴을 맞댄 것은 새 정부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이명박 정부의 최대 당면과제가 '경제살리기'임을 강조라도 하듯 새 정부 출범한지 20일도 지나지 않아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전경련 회장단 회의 직후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주재로 만찬이 진행됐다. 회장단 만찬에 초청된 한승주 총리는 규제개혁을 약속하며 "맨 앞에서 총리가 뛸 테니 재계도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이날 만찬 자리는 첫 만남이라는 점을 알려주듯 한 총리와 재계에 대한 서로의 기대가 여과없이 표출됐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은 "국정에 대해 우리가 안심할 수 있는 분을 모시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고 "힘을 합쳐 우리 경제를 더욱 발전시켜야 하는데 막강한 분이 총리직을 맡아주셔서 든든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평소 존경하는 회장단 여러분을 보니 감회가 깊다. 한분 한분 잘아는 분인데 공식 자리에서 만찬을 하게 돼 감회가 깊다"며 친근감을 표시하는 것으로 인사말을 이어갔다. 한 총리는 '이명박 정부의 우선순위가 경제 살리기'라는 표현을 수차례 반복하면서 "경제살리기 과정에서 기업 회장님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기업들의 아낌없는 투자활동과 일자리 창출을 요청했다.
한 총리의 인사말에 이어 정몽구 회장의 건배제의가 이어졌다. 정 회장은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국정지표중 하나인 '활기찬 시장경제' 구현 정책에 우리 경제인들이 적극 동참해 투자확대와 일자리 만들기, 사회적 책임을 다해 가는데 온 힘을 모아 '선진 일류국가 건설'에 앞장 설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채워진 와인잔을 들고 '선진 일류국가 건설'이라는 건배구호를 선창했으며, 참석자들은 '위하여'로 답했다.
이날 만찬에서는 자원외교와 기후변화에 대한 대화가 가장 많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승수 총리는 “에너지 절약기술이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며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일본과의 기술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석래 회장은 “환경문제에 대해 민관 합동 기구 설치 등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거론되지 않았지만 정부와 기업이 지금부터 함께 해나가야 할 일”이라며 “이번 만찬에서의 주요쟁점은 환경문제에 대한 논의”였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아직 우리나라가 CO2 의무감축 대상국은 아니지만 교토의정서에 대비해야 한다"며 "이와 관련한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이 된 후 처음 열린 회장단 회의 소감에 대해 "다시 신입사원이 된 것 같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LG그룹에서만 40여년을 근무한 정통 LG맨으로 지난달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옮긴 이윤호 전임 부회장에 이어 전경련 상근 부회장에 선임됐다.
조 회장의 인사말이 끝난 후 한 총리는 "총리로 근무하는 동안 내각을 잘 통솔해 대통령을 보좌하고. 이명박 정부가 가장 우선 순위 두는 경제살리기 매진하겠다"며 "경제를 다시 살려 선진국 문턱에 진입하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 (그러기 위해선) 회장님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전경련 측에 적극적인 협조를 구했다. 그는 또 "국제 여건이 나빠도 잘하는 나라도 있다. 우리는 제일 잘하는 나라가 되겠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럴 때일수록 중요한 것은 기업인 여러분이다. 정부에서는 규제를 혁파해 투자 여건을 좋게 만들 테니, 가능한 투자 많이 해주고 성장 잠재력 큰 신성장 동력에 투자해 일자리를 창출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경련은 기업들이 윤리경영 및 사회공헌 활동을 충실히 하기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위원회’를 만들었다. 전경련 측은 대기업 총수들이 만장일치로 이번 선언을 합의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책임 위원회 설치 바람이 빠른 속도로 전체 재계에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CSR 위원회 설립과 관련, "기업이 그동안 윤리성, 투명성을 부르짖어 왔고, 잘해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국민들의 기대 수준에는 아직 못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조석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정회장, 최태원 sk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 신동빈 롯데 부회장 등 16명이 참석했다. 특검 수사 중인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과, 1999년 이후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있는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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