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로부터 시작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이와 같은 생활의 혁명이 산업 전반을 강타하면서, 웨딩시장의 지형 마저 변화시키고 있다.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불필요한 지출 보다는 ‘나’에게 필요한 실속형 중심으로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예비신부 최은영(33) 씨는 부부의 침실을 위한 침구를 위해 200만 원 가량의 비용을 지불하기로 했다. 둘 다 맞벌이를 하는 만큼 퇴근 후의 두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잘 쉬고 편안하게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침실이라고 생각해서다. 최 씨는 남들에게 보이는 예식 비용과 예단 등은 간소화하고 비염이 심한 남편을 위한 알레르기 예방 침구와 가전 등의 살림살이에 더 투자하기로 했다.
이처럼 최근 웨딩 시장에는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상품에 과감하게 돈을 지불하는 ‘가치 소비’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욜로(YOLO·인생은 한 번뿐) 열풍이 맞물리며, 과거 높은 비용을 지불했던 스드메(스튜디오 촬영·드레스·메이크업), 호화 웨딩홀 등 타인을 의식한 예식 비용은 감소하는 추세이다.
반대급부로 ‘힐링’, ‘여가’를 중심으로 한 ‘나’(신혼부부) 중심의 혼수품 장만이 인기를 끌고 있다.
웨딩컨설팅업체 듀오웨드가 신혼부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8 결혼비용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신혼부부들이 주택자금 및 예식비용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비용을 투자한 결혼 준비 품목은 혼수(27.2%)로 조사됐다. 그중에서도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예비 신혼부부의 경우 ‘신혼 이불’ 등의 프리미엄 상품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는 분석이다.
알르레망의 프레스티지 구스라인 브랜드 관계자는 “가치 소비의 트렌드에 따라, 최근 혼수 침구의 경우 안락하면서도 높은 기능성을 갖춘 프리미엄 침구를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침실의 특성상 집먼지 진드기 및 먼지 등에 강하고 유해 화학물질 관련 이슈에도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