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승환 기자] 지난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 환율을 기초한 파생상품 KIKO(knock-in knock-out)로 10조 가까운 손실과 수많은 기업이 무너진 데 이어 최근 해외금리에 기초한 파생상품이 대규모 손실을 예고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최근 문제가 불거진 주요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DLS)에 대해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현재(7일 기준) 판매잔액은 총 8,224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회사별 판매규모는 △우리은행(4,012억 원) △하나은행(3,876억 원) △국민은행(262억 원) △유안타증권(50억 원) △미래에셋대우증권(13억 원) △NH증권(11억 원) 순으로 조사됐다. 전체의 99.1%가 은행에서 펀드(사모 DLF)로 판매됐다.
고객별로 살펴보면 개인투자자의 투자 금액이 가장 높았다. 개인투자자(3,654명)이 투자한 금액은 7,326억 원으로 전체 판매잔액의 89.1%를 차지했으며, 법인(188개사)은 898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손실률이다. 영국·미국 CMS 금리 연계상품 판매잔액은 6,958억원 수준으로 파악된 가운데 판매잔액 중 5,973억 원(85.8%)이 손실구간에 진입했다. 만기까지 현재 금리 수준이 유지될 경우 예상 손실 금액은 -3,354억 원으로 평균 예상손실률은 56.2%다.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상품은 더욱 심각하다. 판매잔액은 1,266억 원 수준으로 이미 판매금액 전체가 손실구간에 진입한 상태다. 예상 손실 금액은 –1,204억 원. 평균 예상손실률은 95.1%에 달한다.
금감원은 “구조가 복잡하고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이 금융회사를 통해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에게 판매됐다”며 “현 금리 수준이 유지된다는 전제 시 일부 상품의 경우 레버리지가 높아 만기시 손실률이 9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물론 투자의 책임은 개인이다. 하지만 “원금이 보장되고 수익이 좋다”며 가입을 강권했다면 은행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금융당국은 이번 주 중으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에 대한 합동검사에 착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