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승환 기자] 재판에 대한 자신감 표출일까?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청탁 및 뇌물 혐의로 대법원 선고를 사흘 앞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당초 재계 예상을 깨고 공개적 경영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6일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 사업장을 방문해 중장기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대형 디스플레이 로드맵 등 미래 신기술 전략을 논의했다. 또한 폴더블 디스플레이 등 최신 OLED 생산 라인도 둘러보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위기와 기회는 끊임없이 반복된다. 지금 LCD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하며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 기술만이 살 길”이라 강조했다.
이같은 이 부회장의 현장방문은 이달 들어서만 4번째다. 지난 6일 온양사업장과 천안사업장, 9일 평택사업장, 20일 광주사업장을 잇따라 방문했다.
이 부회장의 공개적 행보는 평소와는 다르게 세간의 관심을 모은다. 오는 29일 대법원 선고가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당분간 이 부회장이 선고를 대비해 비공개 일정으로 재판 준비에 몰두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악화된 글로벌 경제상황이 이 회장을 재판에만 몰두할 수 없게 만들었다. 갈수록 심화되는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는 삼성이 주도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삼성 때리기’도 나날이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애플도 삼성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급망 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부터는 LG디스플레이에서 아이폰용 OLED 패널을 일부(600만 대) 공급받고 있으며 중국 BOE와도 수급을 위한 품질 테스트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