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축소 여파로 미군이 알래스카 등에서 한국 적응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미국 군사전문지 <밀리터리닷컴>에 따르면 미 해군, 해병대 3,000여 명은 최근 알래스카, 샌디에이고에서 극지원정역량연습(AECE)을 진행했다.
훈련 내용은 합동상륙, 연료 조달, 수중로봇 기뢰제거 등이었다.
앞서 한미 합동 야전 실기동 훈련(FTX)인 독수리훈련은 올해부터 폐지됐다.
양국 해병대 상륙훈련인 쌍용훈련도 올해는 한국군 단독으로 실시됐다.
세드릭 프링글 미 해군 소장은 <밀리터리닷컴>에 “한반도에서의 훈련 중단이 알래스카 훈련의 실질적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알래스카 훈련 환경이 한국 해상과 비슷했지만 기후 문제 때문에 장비, 전술을 다시 시험하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고 지적했다.
프링글 사령관은 알래스카가 영구 대체지가 될 가능성도 내비쳤다.
“AECE가 알래스카에서 얼마나 더 열릴지, 한반도에서 취소된 훈련을 알래스카에서 영구적으로 대체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군에서는 알래스카 훈련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작년 10월 로버트 넬러 당시 미 해병대사령관은 “한국 훈련은 해병대의 (2차 한국전쟁) 준비를 위해 필수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미군은 인명피해 급증을 우려해 현지 적응훈련을 거치지 않은 곳에 병력을 파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조야에서는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존 햄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은 24일 <중앙일보>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추가 정상회담 후 주한미군을 철수시킬까봐 심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를 미북 평화협정 체결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줄곧 철수를 주장해왔다.
그는 백악관 매파였던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하기도 했다.
햄리 소장에 따르면 미 정계에서는 트럼프 동조자가 늘고 있다.
그는 “상당수 의원이 (주한미군 철수)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그 숫자는 최근 몇 년간 늘고 있다. 한국은 충분히 강한 나라이니 미국이 지킬 필요가 없다는 게 그들 주장”이라고 전했다.
주한미군은 이미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지난달 28일 한국노총 전국외국기관노조연맹 전국주한미군한국인노조에 의하면 전투병력은 아니지만 군인식당 소속 한국인 노동자 74명을 해고했다.
주한미군 철수 시 동북아 힘의 균형이 무너져 한국은 군사협력 중인 북한·러시아·중국 핵전력에 고스란히 노출될 것이라는 게 자유한국당 등 입장이다.
한국당은 유사시 한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해 미국 핵 사용권을 부여받는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공유를 주장하고 있다.
비대칭전력인 핵무기는 같은 핵무기로만 억지력을 가진다는 게 많은 군사전문가 분석이다. 냉전 때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지 않은 이유도 다량의 핵을 보유한 미소(美蘇)가 상호확증파괴(MAD)를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핵억지력 사례로는 중국이 핵을 보유하자 앙숙인 인도도 핵개발에 성공했다. 인도와 대립 중인 파키스탄도 덩달아 핵보유국이 돼 3국 사이에는 힘의 균형이 완성됐다. 중동에서는 이스라엘이 핵을 배치하자 이란 등이 핵개발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