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승환 기자] 항일 불매운동은 계속되고 있다.
유니클로는 연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고, 일본 맥주는 편의점에서 사라졌다.
지난 9월에만 일본산 수입물품이 16%나 감소했고, 일본여행을 가려면 주변 눈치를 살펴야 할 분위기다.
일본기업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배척해야 할까?
잘하는 건 칭찬해야 하고, 본받을 건 본받아야 한다.
사회적 책임감이 강한 글로벌기업들 중에 일본계가 적지 않은 것은 약은 오르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다.
오히려 사회적 책임은 나몰라라 하면서 "No Japan" 열풍의 반사이익에 표정관리나 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을 탓할 일이다.
소니(SONY), ‘전자업계의 선구자’에서 ‘친환경 경영의 선구자’로.
소니가 지속가능한 친환경 경영과 지역공동체를 위한 상생경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주도하고 있다.
1946년 자본금 1,600달러로 시작한 소니는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브랜드가 됐다.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이라 오해하기 쉽지만 니콘, 파나소닉과 달리 소니는 전범기업에서도 자유롭다.
20세기 후반 전 세계를 휩쓸던 일본 전자산업의 상징은 현재 인공지능, 엔터테인먼트, 금융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Road to ZERO, 환경부하 ‘0’을 향해 행동으로 실천한다.”
소니는 2019년 <Brand Finance>가 선정한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전 세계 140위에 올랐다. 과거 위상과 비교하면 실망스런 평가일 수 있다.
하지만 윤리경영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는 놀라운 수준이다.
<Reputation Institute>에서 선정한 기업의 국제적 사회적 책임 평판 순위에서는 전 세계 12위에 올랐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지독한 경제위기 속에서도 소니가 전 세계에서 좋은 평판을 쌓아가고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소니는 1993년 ‘소니 환경 기본방침’을 제정하고, 2000년 ‘환경 비전’을 발표, 국제적으로 친환경 경영 시스템을 도입했다.
“2050년까지 전 세계 소니그룹에서 생산한 모든 제품과 비즈니스 활동에서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제로화’하는 것.”
소니코리아도 그룹의 환경 비전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저탄소 생활실천 국민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까지 했다. 외국계 기업으로는 최초였다.
소니코리아는 1997년 친환경 경영 시스템을 국내 도입해 2001년 외국계 기업 최초로 환경경영 국제표준인 ISO14001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친환경경영 시스템뿐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2001년부터 국내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에코스쿨’, ‘에코캠프’, ‘에코사이언스스쿨’ 등 환경행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으며, 자원봉사 프로그램 ‘SomeOne Needs You(누군가 당신을 필요로 한다)’를 통해 직원들의 지역사회 봉사 활동을 의무화했다.
“For the next generation(다음 세대를 위해)!”
소니의 친환경경영 시스템은 무엇보다 ‘지속성’에 그 가치가 있다.
단기적인 후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10년, 20년 나아가 다음 세대를 위한 경영 마인드로 꾸준히 진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으로도 환경보호 활동을 강화하고, 더욱 적극적으로 친환경경영을 실천하겠다.”
지난해 선임된 오쿠라 키쿠오 소니코리아 대표는 본사 글로벌 환경 프로젝트인 ‘로드 투 제로(Road to Zero)’에 적극 동참해 친환경 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소니는 일본기업이다.
하지만 어떤 국내 기업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 평판 순위에서 삼성전자(브랜드 가치 5위)가 90위로 밀려나 있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혹시 우리가 일본과의 무역전쟁에서 훨씬 더 중요한 가치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계속>